통합신당 의원들이 17일 이광재 국정상황실장등을 겨냥, '청와대 386 참모진 인적 쇄신'을 강력히 요구한 것은 무엇보다 재신임 정국을 초래한 책임이 이들에게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386 참모진이 국정 경험 부족과 각종 비리 연루 의혹 등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하는 바람에 지지율이 떨어지고 참여정부의 개혁 이미지도 훼손됐다"는 판단이다. 신기남 의원은 "평소에도 청와대 보좌진의 문제를 지적하는 의원들이 많았는데 재신임 정국을 계기로 불거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 참모는 시중의 여론을 정확히 전달하고 잘못된 국정 운영에 대해 싫은 소리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러질 못하고 있다"고 '인의 장막' 문제를 거론했다.신당은 또 "386 실세가 온갖 정보를 독점하고 있어 폐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한 의원은 "정보를 공유하고 여론을 수렴해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데 지금은 특정 인사에게만 정보가 몰리다 보니 청와대 업무가 난맥상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분에 주목, 이번 갈등을 '신당 주류와 청와대 소장 참모진 간의 권력·정보 헤게모니 싸움'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신당 의원들이 재신임 국민투표 결과에 불안감을 느껴 조기 인적 쇄신 카드로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면 인적 쇄신을 통해 낮은 지지율을 회복해야 재신임 문제 차원을 넘어 근본적으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어정쩡한 상태로 가면 투표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있느냐"는 김성호 의원의 말이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일각에선 "실제 불만의 주표적은 노 대통령"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노 대통령이 민주당 탈당 이후에도 여전히 통합신당과 거리를 두고 입당 의사도 밝히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서운함의 표시"라는 해석이다. 이강철 발기인모집단 부단장은 "예전 같으면 대통령이 창당할 때 돈을 주거나 정책 집행을 통해 도움을 줬는데 지금은 그러질 않으니 의원들의 불만이 쏟아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당직자는 "신당 의원들이 노 대통령 면담을 청했으나 이광재 실장 등 청와대 측근들이 개입해 막았다는 소문도 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박정철 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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