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을 구속하지 않으면 한총련 수배자들은 어떻게 처벌합니까." "송두율은 이미 과거 행적을 반성하고 대한민국을 선택한 것 아닙니까. 한총련 구속자들은 반성이 없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나요." "그럼 살인자도 반성만 하면 풀어줘야 합니까."송씨 문제를 놓고 최근 검찰 간부와 기자 사이에 오간 말이다. 검찰이 송두율씨 신병처리를 놓고 가장 고민하는 대목이 바로 '형평성'이다. 혐의 내용만 보면 당연히 구속해야 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기도 전에 '송두율을 구속하라'고 신문에 기고까지 했다.
그렇다고 달라진 시대상황을 무시한 채 과거 잣대를 엄밀히 들이댈 수도 없다. 검찰로선 송씨가 좀더 '화끈하게' 전향 의사를 밝혔으면 좋겠는데, 노동당 탈당과 헌법 준수, 독일국적 포기 의사는 밝히면서도 여전히 '경계인'을 고집하고 있다는 데 고민이 있다.
하지만 송씨는 더 이상 대한민국 체제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다. 제 발로 들어와 도주로가 차단된 피의자를 굳이 구속까지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송씨를 한총련 수배자, 더 나아가 살인자와 비교하는 것은 지나치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불구속 재판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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