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서 6개월간 전후복구와 인도적 지원활동을 벌인 국군 건설공병지원단 서희부대와 의료지원단 제마부대 1진 병력 673명 가운데 350명이 16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장병들은 한결같이 검게 그을린 얼굴이었으나 테러 위험, 큰 일교차 등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며 이라크 재건현장에서 땀을 흘렸다는 뿌듯함이 넘쳐보였다.서희부대 대대장 김일영(43·3사19기) 중령은 "극심한 경제 침체와 약탈로 기능이 마비됐던 병원 3곳과 학교 등을 정상화시켜준 일이 기억에 남는다"며 "하수관이 토사와 쓰레기로 막혀 오폐수가 도로를 뒤덮는 바람에 질병이 끊이지 않아 이를 정비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전기용접 담당 박정렬(25) 일병은 "처음 3∼4개월 동안 뜨거운 낮 기온을 견디지 못해 쓰러지는 동료들이 많았으나 막사가 완공된 후에는 큰 어려움 없이 즐겁게 일했다"고 말했다. 박 일병은 포크레인 운전, 전기용접 등을 전수하기 위해 서희부대가 개설한 '사랑의 기술학교'의 교사도 맡아 주민 100여명에게 재활의지도 심어줬다. 파병 기간 중 아버지를 여읜 제마부대 간호장교 엄태호(28·여·간호사관28기) 대위는 "유전질환과 피부질환 환자들이 많았는데 의료장비와 약품이 부족해 안타까웠다"며 "우리와 교대한 2진 부대 활동부터는 정상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이 흘린 땀을 돈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서희, 제마부대원들은 파병 기간 중 간부는 계급별로 매달 260만∼320여만원, 병사는 200만원의 파병수당을 받았다. 이들은 또 16일 해단식과 신체검사를 마친 뒤 25일간의 '꿀맛 휴가'를 떠나게 된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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