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수출업체인 A사 자금 팀의 환율 담당자 B씨의 눈에는 요즘 핏발이 서있다.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지난달 말부터 달러 보유를 줄여왔는데, 환율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기 때문. B씨는 "잠시도 마음 놓을 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환율이 급락과 급등을 거듭하며 외환 시장이 출렁거리는 바람에 환율에 따라 경쟁력에 영향을 받는 수출 기업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며 매일같이 환율과 피 말리는 전쟁을 하고 있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는 하루 외환 거래 규모만 100건이 넘고 수출 대금으로만 하루 평균 7,000만∼8,000만 달러가 쏟아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영업 및 재무 활동에서 환 포지션을 축소하고 장기적으로는 사업부 별로 환율 경쟁력을 구조적으로 강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한달 단위로 환율 전망에 따른 수출입 결제 수단을 정해왔지만 최근 들어 매일 환율을 체크하며 결제 수단을 정하고 있다. 또 파생상품에 따른 헷지비율을 15% 이상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하루 수출대금으로 들어오는 외환만 3,000만∼4,000만 달러이고, 달러화 결제가 70% 정도인 현대자동차는 등락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결제 통화를 다각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그래도 대기업은 전문가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아직까지 큰 타격은 없는 편. 중소기업의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하지 못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무협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환 관리체제를 지원해주고, 기업들은 수출 시장 다변화와 결제통화 다각화, 품질 향상과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으로 고비를 넘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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