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이것 하나만 먼저 계산할게요."회사원 이 모(28· 경기 김포시)씨는 할인점을 이용할 때마다 짜증이 난다고 했다. 좋은 물건 많고, 싸게 살 수 있어 집 근처 할인점을 자주 이용하지만 계산대 앞에 길게 늘어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 다시 오기 싫어진다.
특히 급하게 필요해서 한 두 가지 물건만 계산하면 되는데 앞 사람이 산더미 같은 물건을 계산하고 있으면 사기를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불편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무선데이터인식기술(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을 활용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고, 만족을 극대화 하는 신 기술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계산대를 통과하면 쇼핑 카트 안의 모든 물건이 한꺼번에 자동으로 결제되는 '꿈의 쇼핑' 시대가 다가 오고 있는 것이다.
RFID란 무선주파수를 이용해 데이터를 식별하는 자동인식기술. 버스카드처럼 IC칩이 내장된 상품이 판독기를 통과하면 무선으로 데이터가 전송돼 결제가 이루어진다. 지금처럼 점원이 바코드 리더기를 들고 하나하나 물건을 계산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현재는 높은 IC칩 가격 때문에 소매품 단위보다는 제품을 여러 개 모은 팔레트(창고 등에서 지게차가 들 수 있도록 제품더미 밑에 까는 판) 단위에서 적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삼성테스코 관계자는 "기술 발달로 IC칩 가격이 낮아지는 2007년 이후에는 소매품 단위에서도 RFID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삼성테스코는 5일부터 13일까지 경기 부천 상동 홈플러스매장에서 RFID로 가는 중간 단계로서 'NCR FastLane'이라는, 고객 스스로 계산을 하는 시스템을 시험하기도 했다. 미리 상품의 무게를 데이터 베이스화 해 두고 고객이 바코드 리더기로 상품을 찍은 후 봉지에 담으면 무게가 계산돼 데이터 베이스와 일치하면 돈을 지불하고 계산대를 통과하는 시스템이다. 삼성테스코 서정희 대리는 "고객이 직접 계산함으로써 시간을 절약하고 점원 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유통정보센터 이헌배 SCM담당 대리는 "RFID가 상용화할 경우 계산대 앞에서의 짜증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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