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후세인 정권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전후 처리의 미숙함으로 그 성과가 퇴색됐으며 미군은 치안 불안에 거의 무방비 상태라고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15일 지적했다.IISS는 이날 발표한 연례보고서 '군사균형 2003∼2004'에서 이 같이 밝히고 북한과 이란의 핵 위협, 대규모 테러의 가능성 등이 여전히 국제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전쟁과 그 여파
IISS는 전후에 나타날 문제를 예상치 못한 미·영 연합군은 즉각적으로 전기, 수도 등 기반시설을 복구하고 공공질서를 회복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또 엄청난 규모의 탄약과 무기가 저항세력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방치해 치안 악화를 자초하고 최근 미군에 대한 공격에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마땅한 대응전략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테러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본거지 파괴에 성공했지만 그 조직원들이 100여 개국으로 흩어져 알카에다 소탕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이슬람 세계에서 큰 반감을 불러일으켜 알카에다의 재생산 능력을 강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중 일부 급진주의자들은 9·11 공격 이후 미 본토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며 이 이전에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한 초대형 테러 공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보았다.
북한의 핵 위협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당분간 별다른 진전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았다. 지난 8월 6자회담에서 차기 회담을 약속했지만 북한과 미국이 북핵 해결을 위한 다자간 대화에 대한 의욕을 보이지 않아 앞으로 극적인 진전을 보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이라크 문제와 대선이라는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접근 방법마저 분열돼 있어, 북한이 이를 틈타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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