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이자 노동운동가인 권인숙(39) 명지대 교수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군부대내 성폭력 실태조사에 나선다.인권위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군부대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실태 조사를 실시하기로 하고 이를 권 교수와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의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군부대 내 성폭력에 대한 외부기관의 첫 조사로 권 교수는 연구책임자로 참여하게 된다. 조사결과는 내년 1월말까지 인권위에 제출되며 인권위는 이를 토대로 군 당국에 대한 권고조치를 포함한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권 교수는 "1980년대 반군사독재 투쟁에 몸담았지만 정작 나부터도 군대 문화로 인한 일상의 인권침해에 무관심했던 측면이 없지 않았다"며 "부대내 성폭력은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려는 욕구로부터 기인한다는 점에서 전공 분야인 여성문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조사는 국방부 차원의 내사를 넘어서 외부기관을 통해 첫 객관적 실태 파악을 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신뢰성 있는 현황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다음 주부터 제대병과 휴가병을 대상으로 한 심층면접과 부대 내 현역 장병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등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다.
/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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