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자사주 매각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자사주 매각 소식에 투자자들은 주가로 화답했고, 증권사들도 긍정 일색의 평가를 쏟아 냈다.16일 거래소에서 현대중공업은 개장과 함께 강세로 출발, 장 중 한때 13.6%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차익매물로 상승폭이 줄어들어 9.49% 상승한 3만4,600원을 기록했다. 자사주 매각 효과는 우호지분 확보로 인한 경영권 안정과 매각 대금 유입으로 인한 유동성 확대를 꼽을 수 있다.일부에서는 유동성 확보로 연말 배당이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교보증권은 "자사주가 잠재물량으로 인식되어 온 것은 사실"이라며 "자사주 매각에 따른 자금 회수로 차입금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각된 자사주는 자사주신탁의 16%, 전체 발행주식의 5%에 해당한다. 교보증권은 조만간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아온 해양 및 플랜트 사업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현대중공업의 '장미빛 전망'에 한층 힘을 실어주었다. 현대증권은 "환(換)헤지를 하지 않아 원화절상 위험에 노출된 점이 부담이지만, 선박수주 호조와 해양·플랜트 부문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단기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그러나 상호출자 등 계열사간의 지분고리를 완전히 단절하지 못한 점 등은 미흡한 요소로 지적됐다. LG투자증권은 "자사주 매각으로 지분구조의 안정화와 재무구조개선 등의 효과가 기대되지만, 전형적인 대그룹의 지분고리를 이어놓은 점은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