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전통의식인 영산재(靈山齋)를 이론화하기 위한 학술세미나가 처음으로 열린다.석가모니가 인도의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는 장면을 묘사하는 영산재는 불교의 전통의식이 지난 30여년 사이 대부분 맥이 끊긴 것과 달리 범패, 작법, 장엄 등을 비교적 원형대로 보존하고 있는 대표적 의식이다. 19일 오후 1시30분 서울 신촌 봉원사에서 영산재 보존회 주최로 열리는 이번 세미나는 실기만으로 이뤄졌던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를 이론적으로 조명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정립하기 위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불교의식의 전승과제'(법현스님·동국대 국악과 교수), '불교에 영향 받은 종교적 춤과 예술적 춤'(정병호 중앙대 무용과 명예교수), '불교예술의 현황과 무대화 방안'(유민영 전 예술의 전당 이사장), '한국불교의례의 사상'(법산스님·동국대 선학과 교수) 등의 논문이 발표된다.
법현 스님은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영산재는 원래 3일 낮 밤에 걸쳐 진행돼야 하나 지금은 1일 영산재로 축소돼 진행되고 있다"며 전승 보전을 위한 이론적 뒷받침과 종단 차원의 재정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국전통예술학회 홍윤식 회장은 "영산재의 범패는 전통음악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가곡이나 회심곡, 영산회상곡 등의 뿌리가 되는 등 전통음악과 무용, 미술 등이 응축된 종합예술로 무형문화재의 보고(寶庫)"라고 말했다.
영산재 보존회 박인공(朴印空) 스님은 "과거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스님들이 모두 타계해 현재는 준인간문화재 김구해 스님과 전수교육보조자 마일운, 오송강, 이기봉 스님만이 남아 있다"며 "서둘러 이들을 인간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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