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5일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하자 중국 대륙 전체가 환호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각 오전 10시) 간쑤(甘肅)성 주취앤(酒泉) 우주기지에 발사된 '선저우(神舟) 5호'는 10분 만에 성공적으로 지구 궤도에 진입했다. 선저우 5호에 탑승한 양리웨이(楊利偉)가 발사 34분 만에 이루어진 첫 교신에서 "컨디션이 좋다. 내일 봅시다"라고 말하자 중국인들은 우주를 향한 '천년의 꿈'이 실현됐다며 환호했다.중국의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은 우주 개발 주도권의 다극화와 경쟁 격화를 예고한다. 군사전략 상으로도 우주공간과 로켓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중국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주선 발사 성공 선저우 5호를 탑재한 창정(長征) CZ―2F 로켓은 이날 9시 카운트다운과 함께 귀를 찢는 듯한 굉음과 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이륙했다. 푸른 하늘에 희뿌연 자취를 남기며 공중으로 사라진 선저우 5호는 오전 9시10분 42.4 도의 각도로 고도 200∼350 ㎞의 지구 타원 궤도에 진입했다.
지상통제소의 리지나이(李繼耐) 총지휘자는 양리웨이와 교신하고 진행 상황을 점검한 뒤 오전 9시42분 선저우 5호 발사가 성공했다고 선언했다.
양리웨이는 발사 11시간 뒤 아내 장 유메이와의 교신에서 "우주는 아름답다"고 경탄했고, 8살 난 아들에게는 "우주에서 바라본 우리 집의 모습을 녹화했으니 기대하라"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5일 전했다.
중국 지도부의 관심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발사 기지에서 장쩌민(江澤民) 당·국가 중앙군사위 주석과 함께 우주선 발사 장면을 지켜본 뒤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후 주석은 "중국의 첫 유인 우주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됨으로써 우리의 위대한 조국에 영광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후 주석은 전날 공산당 16기 3중전회가 폐막된 직후 발사 현장을 찾는 등 남다른 관심을 표명했다. 장쩌민 군사위 주석도 1992년 공산당 총서기 시절 우주선 발사 계획을 처음 추진했다.
중국 지도부는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을 1997년 홍콩 반환과 2001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유치 등과 연계해 국민적 자부심을 높이는 축제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축제 분위기 중국 당국은 발사 실패 가능성을 우려해서인지 당초 예정했던 현장 중계를 취소했다. 그러나 발사가 성공한 직후부터 CCTV 등 전국의 방송망을 동원, 선저우 5호가 우주로 향하는 모습을 계속 방송했다.
중국은 16일 우주선이 귀환하는 대로 베이징(北京)에서 성대한 개선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선저우 5호는 고도 343㎞ 지점으로 옮겨가 23시간 동안 지구를 14바퀴 돈 뒤 16일 오전 6시께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 쓰쯔왕치(四子王旗)의 초원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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