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하며 황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미국의 대형 PC 업체들이 앞 다퉈 진출을 선언하고 있는데다 국내 중소 기업들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선두 주자로 나선 삼성과 LG는 잔뜩 긴장한 채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 신규 업체들이 대부분 올 연말에는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연말부터 LCD TV 시장에서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운 감도는 LCD TV 시장
세계 최대의 PC업체인 미국의 델 컴퓨터는 올 연말에 LCD TV 시장에 진출한다는 목표아래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 공급을 제의했다. 이에 앞서 미국의 HP도 대만의 AOU사와 제휴해 LCD TV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계 PC 업계를 양분해온 두 회사가 잇따라 LCD TV 시장에 진출하는 셈.
국내 중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대거 LCD TV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셋톱박스 업체인 휴맥스가 지난달 30인치 LCD TV를 내놓았고, 이레전자도 최근 한국전자전에서 30인치 LCD TV를 선보였다. 이밖에 이미지퀘스트, 디지털디바이스 등 10여개 중소 업체들이 올 연말 출시를 목표로 LCD TV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가공세 VS 프리미엄 전략
세계적인 PC업체와 국내 중소업체까지 대거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지난해 5억9,300만 달러에 불과했던 LCD TV 시장이 2007년에는 무려 127억3,900만 달러에 이를 만큼 급속도로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 게다가 고수익 분야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 TV와는 달리 상당한 기술 표준화가 이뤄져 있어 비교적 기술적 진입장벽도 낮은 것도 진출 붐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신규 업체의 대거 진입에 따라 당분간 가격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규 업체들이 당장 경쟁력이 없는 고가품보다는 20인치대 소형급에서 저가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PC 시장에서 마진을 없앤 인터넷 유통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델은 LCD 시장에서도 비슷한 전략으로 북미 시장 잠식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시장 상황이 이처럼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시장을 선점해왔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와 일본의 샤프 등은 수율 향상에 힘쓰는 한편,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신발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은 일단 저가 공세에 맞서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정면대결을 펼치겠다는 입장.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질 구현 기술 등에서 한단계 앞서고 있는 만큼 품질에 걸맞게 제 값을 받으며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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