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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라로 보내는 편지 /"여보, 당신 아들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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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라로 보내는 편지 /"여보, 당신 아들 지켜줘"

입력
200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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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오직 한 사람, 나의 남편에게.여보, 그 동안 잘 있었어요? 당신이 떠난 지 1년이네. 지금도 꿈만 같은데 1년이란 세월이 금방 흘렀네. 당신을 보내고 눈물로 세월을 보내면서도 하루하루 당신이 이루어 놓은 사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어. 당신이 어이없게도 아무 말 없이 떠나고 수현이마저 군대에 가버렸으니 우리 세 식구 이제 각각이네.

여보 생각나? 당신의 마지막 날 말이야. 아침 출근하면서 수현이 입대할 때 진주까지 데려다 주게 비행기표 사놓으라면서 출근했잖아. 난 거래처에서 당신이 차 사고를 당했다고 했을 때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 차도도 아니고 거래처 지하실 비탈길에 세워 놓은 차가 굴러서 당신이 다쳤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병원으로 가보니 위급한 상황이었어. 당신과 나의 마지막 말들. "수현이 군대 가는 거 알아?" "응응응" "비행기표 끊어 놓았으니 빨리 나아서 데려다 주러 가자" "응응" "당신 무지무지 사랑해" "응응…"

수현이가 입대 하려던 날이 당신이 우리를 떠난 날이야. 그리고 수현이 생일이기도 했지. 아들 생일 선물로 눈 좀 떠달라고, 말 좀 해달라고 애원해도 당신은 그냥 우리를 버리고 가버렸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수현이는 당신 때문에 입대를 연기했다가 두 달 전 떠났어. 그래서 당신 첫 제사에 못 올 거야. 유난히 아들을 좋아한 당신. 그렇게 챙기던 아들 군대 보내고 우리 둘이 심심해서 어떻게 살지 하더니. 당신이 먼저 나를 버리고 가버리다니.

여보, 보고 싶어. 만지고 싶어. 눈만 뜨면 내 옆에 있을 것 같은 착각 속에 하루를 보내. 아침에 눈을 떠 잠잘 때까지 당신은 항상 나의 마음속에 있으니까. 당신이 보고 싶으면 당신 잠든 곳으로 달려가 울기도 하고 바보, 멍청이라고 소리소리 지르면서 넋두리도 하고. 당신도 그러면 속상하지? 당신도 얼마나 원통하겠어. 한창 일할 46세라는 나이에 이 세상을 등졌으니.

하지만 당신이 여기보다 딴 세상에 더 필요한 사람이라 데려갔다고 생각해. 당신 먼저 가서 자리잡고 나 기다리고 있어. 아무 때든 당신이 오라고 하면 그때 당신에게 달려갈 테니까. 여보, 사랑해, 영원히. 여보, 당신 아들을 매일 옆에서 보고 있지? 그렇게 사랑했던 아들 항상 옆에서 지켜줘. 씩씩한 군인이 되도록 말이야. 나도 씩씩하게 당당하게 살아갈 테니까 지켜줘야 돼. 여보! 이제 작별인사할게. 여보, 사랑해.

/조정석·경기 군포시 당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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