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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조 태양사 회장 "305억 교육위해 써달라" "아름다운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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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조 태양사 회장 "305억 교육위해 써달라" "아름다운 기부"

입력
200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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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번 돈, 다시 사회로 환원하는 게 당연한데 부끄럽기만 합니다."평생 근검절약을 실천하며 자수성가한 독지가가 305억원의 거금을 선뜻 대학에 내놓았다.

부산지역 향토기업 (주)태양사 송금조(79) 회장은 15일 오전 11시 부산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발전기금 출연식'에 참석, 현금 100억원을 김인세 총장에게 전달했다. 나머지 205억원은 내년부터 2009년까지 6년간 매년 한 차례씩 부산대측에 분할 출연키로 약정했다. 305억원은 개인이 현금으로 출연하는 대학 발전기금으로는 최대 금액이다.

송 회장은 출연식에서 "아끼고 아껴서 모은 재산이지만 후세 교육을 위한 일념으로 지역의 최고 국립대학인 부산대에 출연키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특히 송 회장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도 교육, 문화재단 등을 설립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송 회장의 대학 발전 출연금은 재벌기업에서도 엄두를 내기 어려운 국내 최고액"이라며 "송 회장의 뜻을 받들어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겠다"고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1924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송 회장은 어린시절 끼니를 거를 정도로 가난했지만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판단력, 강한 의지로 자수성가한 입지전적인 인물.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한 그는 양조장, 약품도매, 정미소, 수산업 등 안 해 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70년 스테인리스를 제조하는 (주)태양사를 시작으로 (주)태양과 (주)태양화성 등 제조업체를 잇달아 설립, 억척스러운 경영으로 재산을 모았다.

송 회장은 86년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산업훈장'을 받았으며 80년대 중반부터 부산지역 개인 소득 1위 자리를 굳게 지켜오면서 '최고의 성실납세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지난 해에는 국민교육 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부지런함과 근검절약을 생활화해 주변의 칭송을 받아왔다. 주변 사람들은 "본인도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모를 정도로 부자지만 평소 '낭비'와 '사치'란 단어를 떠올릴 수 없는 검소한 분"이라며 "점심식사로 5,000원짜리 이상을 드셔본 적이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루에 잠을 5시간 밖에 자지 않고 헌 옷을 오래 입을 정도의 근면성과 몸에 밴 근검절약정신은 사업이 번창하는 밑거름이 됐다. 이날 출연식에서도 송 회장은 허름한 양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참석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송 회장은 85년부터는 학교법인 태양학원(경혜여고)을 운영하면서 교육 문화 환경개선에도 힘써 사학육성 공로자 표창을 여러 차례 받기도 했다.

김 총장은 "평생을 몸 바쳐 모은 재산을 아무 조건 없이 대학에 출연해준 높은 뜻을 받들어 부산대를 세계 속의 명문 대학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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