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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중 6곳 "출혈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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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중 6곳 "출혈 수출"

입력
2003.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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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율 급락으로 수출을 많이 할수록 손해만 느는 '출혈수출 기업'이 급증, 수출 신장으로 내수 부문 침체를 벌충하던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14일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280개 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환율수준에 대한 수출업계의 평가'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이 적자 수출에 직면하는 '손익분기환율'(한계환율)이 중소기업은 평균 1,152원, 대기업은 1,126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환율 수준이 1,150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조사대상 기업의 55∼60% 가량이 환율 급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적자에 직면했다는 얘기다.

더구나 적정 이윤을 보장하면서 외국 업체들과 경쟁이 가능한 '적정환율'은 중소기업이 1,202원, 대기업이 1,174원인 것으로 조사돼 이미 중소 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적정환율을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소기업 가운데 73.5%는 '환율급락으로 가격경쟁력이 크게 악화했다'고 답했고 대기업의 23.5%는 가격경쟁력이 '크게 약화했다', 41.2%는 '다소 약화했다'고 답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이날 '환율하락에 따른 산업별 영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환율이 이미 주요 산업의 적정환율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며 '특히 섬유, 화섬, 공작기계산업, 양회 등에서는 손익분기 환율마저 뚫고 내려가 수출 채산성이 마이너스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또 전기, 제지 등의 손익분기 환율도 현 환율 수준에 근접해 있어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일부제품의 수출을 내수로 돌리거나 수출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주력 수출 업종인 자동차, 반도체, 전자, 조선 등은 기술 및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고 엔화 등 경쟁국 환율이 동반 하락해 아직까지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업종도 수출 비중과 달러화 결제 비율이 높은 만큼 환율하락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수출감소 및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게 전경련의 전망이다.

무역연구소 현오석 소장은 "수출이 원화절상으로 타격을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 및 적극적인 대응이 절실하다"며 "수출 기업들도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고부가가치화 등 경영체질 개선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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