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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운동만 아는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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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운동만 아는 선수

입력
2003.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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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레드삭스의 김병현 선수가 야유하는 관중에게 욕을 뜻하는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돌출행동 후 급히 사죄의 뜻을 밝혔지만 후유증이 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선수명단에서 빠졌고 앞으로의 입지 또한 불투명하다. 구단측은 김 선수의 엔트리 제외가 관중모독 때문이라고 밝히지는 않았으나 어깨 부상이라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 그러나 심판이나 관중에게 같은 동작을 했다가 방출 혹은 벌금을 무는 중징계가 내려지는 메이저리그에서 이 정도로 그치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미국 스포츠시장은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세계의 스포츠 스타들이 미국에 진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었고 지금도 많은 스타들이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뛰어난 운동선수라고 해서 모두 미국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탁월한 기량과 함께 진정한 스타의 자질을 갖추지 못하면 버티지 못한다. 골프에서 우리나라 남녀 선수들이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고 야구에서도 몇몇 선수들이 주목받고 있으나 아직은 진정한 스포츠 스타로 인정받고 있다고 보기에는 이른 느낌이다.

■ 미국에서 스포츠 스타를 탄생시키는 것은 다름아닌 스포츠팬이다. 팬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면 무대를 떠나야 한다. 기량만으로는 팬들의 사랑이 보장되지 않는다. 딱히 이것이라고 규정할 수 없지만 팬들은 기량 외적인 것에서 매력을 찾고 사랑을 느낀다. 신사적인 매너, 재치 있는 화술, 빼어난 외모, 다양한 취미생활, 화목한 가정생활, 폭넓은 지적 호기심 등 모든 것이 매력포인트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현명한 스포츠 스타는 기량 외에 팬들의 사랑을 유발할 수 있는 매력포인트를 키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 대한축구협회가 초·중·고 축구 꿈나무들에게 축구만이 아닌 공부를 시키기 위해 하반기부터 '지역별 주말리그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한다. 토·일요일에만 지역별 경기를 하도록 해 주중에는 선수들이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운동만 아는 선수'로는 더 이상 발전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디 축구뿐이겠는가. 공부하지 않는 운동선수는 스타가 될 수 없다. 성공을 꿈꾸는 선수들은 기량향상과 함께 팬들의 사랑을 얻는 법을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지식을 쌓는 것과는 별개의 것이다.

/방민준 논설위원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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