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유지 비결이 따로 있나요? 많이 웃고, 많이 움직이고, 적게 먹는 게 제일이죠."14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대한노인병학회 주최로 열린 '제3회 건강노인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조채순(85·사진) 할머니는 건강유지 비결의 첫째로 '다소(多笑) 다동(多動) 소식(小食)'을 꼽았다.
서울 마포구에서 큰아들 내외와 함께 살고 있는 조 할머니는 3년째 노인종합복지관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고 있다. "노인복지관에 나간 이후 다친 허리까지 나았다"는 조 할머니는 "복지관에 가면 친구들과 어울려 많이 웃게 되고, 이것 저것 배우다 보면 많이 움직이게 돼 앓던 병까지 다 낫는다"고 '복지관 예찬론'을 폈다. 조 할머니는 영어 중국어는 물론 스포츠댄스 요가 에어로빅 한국무용 등 복지관에서 여는 10여 개의 강좌를 듣느라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건강노인 선발대회에 출전하게 된 것도 복지관 관장의 강력추천 때문이었다. 지난달 예선을 가볍게 통과하더니 이날 본선에서 건강이라면 다들 '한가닥'하는 전국의 경쟁자 18명을 물리치고 대상을 거머쥐었다. 본선대회에서는 기억력과 판단력 등을 측정하는 인지기능검사, 내장기능 측정을 위한 초음파 검사, 손가락 사이로 떨어지는 봉 잡기, 자전거 오래 타기, 허리 굽혀 땅에 손 닿기, 윗몸 일으키기 등 유연성 순발력 지구력 근력 등을 테스트하는 체력검사를 치렀다. 여기서 조 할머니가 '최고의 건강노인'으로 뽑힌 것이다.
대회 심사를 맡은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센터 진영수 소장은 "조 할머니는 의학적 진단에서 아무런 문제점이 나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인지능력, 체력 테스트에서도 참가자 중 최고점을 받았다"며 "순발력과 심폐력은 젊은 사람들 못지않을 정도"라고 밝혔다. 조 할머니는 "체력검사 중 8분 동안 자전거 타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나머지 검사는 즐기면서 했다"고 말했다.
1918년 경기 연천에서 태어나 만주에서 여학교를 졸업하고, 광복 후 남편과 함께 서울에 정착해 6남매를 번듯하게 키워 낸 조 할머니는 "아들 딸은 물론, 손자 손녀들까지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다 건강 덕분"이라며 "15년 전 중풍으로 저 세상으로 간 남편이 이 소식을 들었으면 가장 좋아했을 것"이라며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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