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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후아힌/"왕처럼 쉬고픈 그대여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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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후아힌/"왕처럼 쉬고픈 그대여 오라"

입력
2003.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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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3시간 거리의 소도시. 1900년대 초 방콕과 철도로 연결되면서 왕실 휴양지로 사용되던 유서깊은 리조트. 태국 상류사회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후아힌이다.태국만의 서쪽에 자리한 관광지 후아힌은 우리가 익히 아는 태국과는 다른 이미지를 갖고있다. 도시 곳곳의 고풍스런 건물들은 화려한 과거를 말해 주고 시내 전체가 소박하면서도 한가롭다. 오랫동안 태국 왕실의 해변 휴양지로 사용돼 온 후아힌에서는 지금도 왕족의 일가가 1년 중 일정기간을 지낸다. 관광객들로 넘쳐 나고 번쩍이는 조명의 유흥가가 즐비한 방콕이나 파타야의 인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다.

후아힌은 아름다운 경치와 한적한 여유로움을 동시에 원하는 이들에게는 적격인 관광지다. 이곳을 찾는 한국인은 아직 많지 않지만 신혼 부부나 가족 단위 관광객, 골퍼들 사이에 인기관광지로 점차 부각되고 있다.

후아힌의 해변

해수욕이 어려울 정도로 파도가 높고 해양 레포츠의 열기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해변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수평선과 맞닿은 듯 하늘에 떠 있는 새하얀 뭉게구름들, 하얀 백사장, 그리고 모래 위를 한가롭게 거니는 조랑말. 과일이나 스낵을 판매하거나 마사지를 해 주는 아낙네들. 인파로 북적북적대는 해변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물속에 들어가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이 가끔은 눈에 띄지만 대부분 모래 사장을 거닐거나 선베드에 앉아 선탠을 하면서 휴식을 취한다. 유서깊은 휴양지로서의 운치를 물씬 풍긴다.

바로 옆 해안가에는 최고급 시설을 갖춘 호텔과 리조트들이 들어서 있다. 하얏트호텔, 힐튼호텔, 두짓폴로, 아난트라 리조트 등. 이들 시설 대부분은 바다와 가장 가까운 쪽으로 야자수 등 열대식물들에 둘러싸인 수영장을 만들어 놓았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대신한다. 제트스키나 바나나보트 등 해양 레포츠를 즐기려면 차로 30분 거리의 차암으로 가면 된다.

가볼만한 주변 관광지

후아힌은 절경을 자랑하는 카오삼로여 국립공원과 맞닿아 있다. 미얀마 국경과도 접해 있는 이 곳은 바다와 섬, 그리고 산세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시선을 유혹한다.

후아힌 시내에서 40분 정도 거리에 프라야나콘 동굴이 있다. 이 곳은 동굴안에 사원이 들어서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동굴 안으로 들어 가면 꽤 깊고 넓은 공간이 있는데 바로 위로 뚫려 있는 커다란 구멍이 외부와 통한다. 구멍을 통해 밝은 빛이 어두운 동굴을 비추는 모습은 하늘에서 내려 오는 한 줄기 서광을 연상시킨다.

무엇보다 동굴로 가는 여정이 재미 있다. 차를 타고, 개펄을 걷고, 배를 타고 섬에 내려, 산을 올라가는 여러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반방후 선착장에 내리면 통통배들이 기다린다. 이 배를 타기 위해 개펄을 지나야 하는데 500m 정도 걷다 보면 발목까지 빠지는 것이 절로 머드팩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동굴이 있는 섬에 내려서는 산에 올라가야 한다. 그리 높지 않지만 적당한 땀이 날만한 등산코스다. 숨이 찰라 치면 동굴에 와 있다. 17세기 프라야 나콘 왕이 발견해 1920년대 라마5세가 이 곳에 사원을 만들었고 이후 역대 왕들이 와서 참배했다고 한다.

가장 이름난 명소인 라마 4세의 여름 별장인 '프라나콘키리'를 빼놓을 수도 없다. 후아힌에서 방콕쪽으로 40여분 떨어진 마을 페차부리 언덕 위에 자리잡은 이 왕실별장은 주변 경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원숭이들이 관광객을 먼저 맞는다. 먹을 걸 달라고 길을 가로 막거나 옆을 졸졸 따라다니는 원숭이들에게 바나나를 사서 던져주는 재미도 솔솔하다.

후아힌의 나이트 라이프

방콕이나 파타야에 있다면 휘황찬란한 조명에 술 한잔이 생각나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한국말을 유창히 하는 태국인 가이드 끄랏사다씨는 "후아힌에서는 유흥가 영업 단속이 엄격하다"고 말한다. 시내를 걸어 봐도 현란한 불빛이나 흥청망청 대는 분위기를 찾아 보기 어렵다. 관광객들은 날이 어두워지면 대신 야시장을 찾는다. 새벽까지 불야성을 이루는데 이 지역 특산물인 나염무늬가 있는 면 '파콤마팟'이나 건어물, 전통과자, 액세서리 등을 쇼핑할 수 있는 지역 명소다. 낮에는 조용한 시골 도시이지만 밤이 되면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글 사진 후아힌(태국)=박원식기자 parky@hk.co.kr

● 태국식 스파 "매력 만점"

꽃잎이 흩뿌려진 욕조, 스팀 배스(Steam Bath), 그리고 마사지. 아난타라 리조트의 '만다라'라는 이름이 붙은 스파. 태국 전통 마사지와 아로마테라피 마사지로 유명하다. 고풍스런 철문을 열고 들어 가면 전통복장을 입은 테라피스트가 인사를 건넨다. 우선 옷을 갈아 입고 옆건물의 스팀배스에서 땀을 빼면 화려한 꽃잎들로 장식된 욕조가 기다린다. 꽃 향기 맡으며 따뜻한 물 속에 누워 있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다음은 마사지. 큰 타올을 몸에 두르고 마사지를 받는다. 엎드려 있다가 돌아누울 때는 테라피스트가 타올을 높이 들어 얼굴을 가린다. 볼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바로 옆에서 다른 테라피스트가 다른 손님을 마사지를 하고 있어 엉큼한 생각을 품을 여건이 안된다. 타이항공의 랑시만 모카스밋 지사장은 "태국식 스파는 독특한 매력으로 인기높은 관광상품"이라고 소개했다.

● 여행수첩

후아힌은 방콕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태국만의 서쪽에 위치해 있다. 반대로 파타야는 동쪽이다. 바다를 건너 가로질러 가면 파타야가 나온다.

방콕을 거쳐 후아힌으로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항공편은 하루 한번씩 있는데 오전 8시30분 출발, 40분 정도 소요된다. 기차는 방콕 화람풍역에서 출발해 4시간이 걸리고 버스는 방콕 남부터미널(사이타이마이)에서 2시간 간격으로 떠난다.

인천공항에서 방콕까지는 비행기로 6시간. 타이항공이 매일 운항한다. 타이항공은 여행프로그램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신혼여행상품을 11월말까지 판매한다. 2박3일 기준 63만5,900원. (02)3707-0011. 31일까지 모든 태국행 항공편 기내에서 1명씩 추첨, 왕복 항공권을 주는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성실항공여행(02-3626-333), 참좋은여행(02-596-5005), 롯데관광(02-399-2301), 가야여행(02-536-4200) 등도 후아힌 차암 리조트에서 묵는 허니문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태국 정부 관광청 서울사무소. www.tatsel.or.kr (02)779-5417,8

방콕에서 하루 쉰다면 라마가든 호텔(9-9224284)이나 아시아 호텔(662-2150808), 로즈가든 리조트(34-322544)이 괜찮다. 공항에서 가까운 라마가든 호텔은 최근 시설을 개보수한데다 테니스장, 미니 골프장 등 레포츠시설을 다양하게 갖췄다.

아시아호텔은 전철역에서 바로 연결돼 도시 관광에 편리하다. 방콕 외곽에 자리한 로즈가든에서는 자연 풍광과 골프를 즐기며 화려한 코끼리쇼 등도 관람할 수 있다.

● 후아힌의 리조트

아난타라 리조트 스파(www.anantara.com) 태국의 전통 건축 양식과 열대정원이 어우러져 있고 연못을 내려다볼 수 있는 객실 테라스가 낭만적이다.

두짓 리조트 폴로 클럽(www.huahin.dusit.com) 전통적 스타일이지만 현대적 시설과 잘 어우러져 있다. 수영장에서 해변이 맞닿아 있다.

하얏트 리젠시 후아힌(www.huahin.hyatt.com) 후아힌 해변 중심부에 최근에 개장, 시설이 훌륭하다. 넓고 아름다운 정원과 정원에서 즐기는 식사가 낭만적이다. 욕실 벽면을 창문으로 연출해 신혼부부들에게 인기.

힐튼 후아힌 리조트(www.huahin.hilton.com) 후아힌 시내 중심가에 자리해 교통이 편하다. 호텔 계단 몇 개만 내려가면 바로 해변이고 조랑말을 타볼 수 있다. 객실에서 내려다 보이는 해변 조망이 시원이다.

차암에서는 리젠트 차암 비치리조트(www.regent-chaam.com)의 시설이 훌륭하다.

태국에도 붕어빵이 있네!

반죽이 들어 있는 주전자, 둥그런 홈이 바둑판 처럼 파져 있는 불판. 마치 우리의 풀빵을 찍어 내는듯한 그런 음식이 태국에서도 인기다. 바로 '노포완'.

태국 사람들이 디저트로 많이 먹는 노포완은 '카농크'라는 코코넛 밀크를 사용한다. 주전자에 넣어 두었다가 조금씩 불판에 부어 익을라치면 프르추 칵테일이나 야채 건포도 차조 등 속재료들을 얹어 만든다. 한입 넣어 물면 달짝지근하고 부드러운 맛이 후식으로는 제격이다.

방콕에서는 '타이 실크'로도 유명한 짐 톰슨 레스토랑에 들러볼만 하다. 태국을 빛낸 외국인으로 태국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미국인 짐 톰슨이 세운 레스토랑으로 숲 속에 목조건물로 지어 놓은 레스토랑에서 여러가지 태국식 음식을 맛볼 수 있다. (662)612-3668

/방콕=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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