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이 해양 포유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신형 수중음파탐지(Sonar) 시스템의 사용 제한에 합의했다.13일 미 해군과 천연자원보호협의회(NRDC)가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해군은 신형 소나 시스템을 일부 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곳에서 사용을 제한키로 했다. 해군은 또 고래의 이동을 보호키 위해 계절에 따라 사용을 제한하고 해안 가까이서 사용하지 않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이 같은 합의는 지난 8월 미 연방법원이 신형 소나 시스템 사용 제한을 요구하는 NRDC의 소송에 대해 미군에게 사용을 제한하라는 예비 강제 명령을 내리고 환경단체와 해군의 최종 합의를 지시한 후에 나온 것이다.
미 해군과 NRDC의 합의는 전시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연방법원이 이를 승인하면 지속적인 효력을 갖게 돼 당초 전세계 바다에서 시험될 예정이던 미 해군의 소나 시스템 계획이 상당폭 제한될 전망이다.
환경보호주의자들은 그 동안 소나 시스템이 해양 포유류에 큰 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최근 지난 해 9월 카나리아 제도 부근 해역에서 실시된 스페인 주도의 군사 훈련 도중 음파탐지기가 작동된 지 4시간 만에 10마리의 고래가 특별한 이유없이 떼죽음 한 데 대해 수중음파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이 같은 해양 포유류의 죽음에 대해 두 가지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는 수중음파가 해양 포유류 혈액에 용해된 상태인 질소가스를 급팽창하게 해 혈관을 막거나 파열 시킬 수 있는 거품을 형성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동물의 심도감(深度感)을 혼란 시켜 급속 상승을 유발, 이로 인한 급격한 수압 변화로 호흡곤란과 쇼크를 일으키는 잠함병에 걸리게 한다는 것이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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