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불꽃놀이를 보면 가슴이 설레고 며칠동안 황홀감에 사로잡혀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은 생각에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 내가 큰 맘 먹고 아이들 손을 잡고 여의도로 갔다.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말썽꾸러기들 셋을 행여 잃어버릴까 노심초사하며 따라 다니다 보니 3시간이 금방 지나고 드디어 축제가 시작되었다. 펑! 하고 불꽃이 터지기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얼마나 흥분을 했던지, 지금도 가슴에 찡한 기운이 남아있다. 그러나 축제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좀 전의 흥분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내 마음은 금방 짜증으로 덮여버렸다. 한강을 온통 뒤덮은 쓰레기 때문이었다. 아직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수준은 이것밖에 안되나 싶을 정도였다. 우리 아이들이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도 들었다. 그러나 좀 지나서 쓸데 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차피 한,두 번 경험하고 말 것도 아닌데 어쩌면 아이들은 이걸 당연하게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행사를 한번씩 하고 나면 마무리를 하기 위해서 으레 청소차가 동원되고 환경미화원들이 대기한다. 공원 관리사무소에서는 "주변의 쓰레기를 꼭 처리해 주십시오"라고 몇 번이나 방송을 거듭한다. 그런 것이 무슨 방송 거리나 되는 것처럼.
기본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식 잘 키우겠다고 강남으로 이사를 하고 유학 보낸들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그들이 커서 좋은 직장에서 많은 연봉을 받고 생활한들 무엇을 하겠는가. 기초가 흔들리는 공사는 무너지기 마련이다. 내 자랑 같지만 난 아이들에게 항상 기본을 강조한다. 무심코 아이들이 거리에 휴지를 하나 버리면 꼭 다시 줍게 만든다. 아이가 주우면서 "더러워"라고 말하면 "버릴 때는 아무렇지도 않던 종이가 주울 때는 더럽게 느껴지는 게 말이 되니? 누가 버린 건데. 더럽게 느껴지면 버리지 마"라고 나무란다.
우리가 숨 쉬고 살아가는 우리 땅 아닌가. 치우는 사람 어지르는 사람 따로 있으면 되겠는가. 돈도, 힘도 들지 않는 작은 일을 왜 못하는지. 세상의 모든 부모가 자식들에게 이런 사실을 가르치면 좋겠다.
/sb1022 곽해성·서울 양천구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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