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감독 30명이 '새로운 영화 환경·방식·의식'을 기치로 14일 '뉴 시네마 네트워크'(New Cinema Network·NCN)를 출범시켰다. 기존의 과도한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의 거품을 빼는 한편 HD 기술 등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영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다.박철수 감독(추진위원장)은 "한 번에 수백 벌의 프린트를 만들어 극장에 깔고, 흥행이 되지 않으면 며칠 사이에 쓰레기가 되고 마는 한국의 기형적 영화환경을 개선하려고 모였다"며 "아울러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결합, 여러 극장에서 페스티벌 형식으로 영화를 개봉하거나 온라인 개봉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배급 방식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상업 영화 감독이 한 달에 1.5명 꼴로 배출되는 '영화의 나라'지만 배우의 개런티가 제작비의 70%에 달하는 기형적 상황에서 감독들이 상업적 잣대가 아닌 새로운 논리의 영화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모인 것이라는 설명.
NCN은 첫 프로젝트로 곽경택 감독의 '우리 형수', 김성홍 감독의 '휘파람' , 권칠인 감독의 '아이 위시…' 등 10편의 영화를 이르면 11월에 촬영에 들어가 내년 4월께 동시 개봉할 계획이다. '프락치'를 제작할 황철민 감독은 "영화가 엔터테인먼트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상처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편당 제작비는 5억원 내외이며 다음커뮤니케이션 이머시스 프리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8개 기업이 2억원 가량의 현물을 지원하게 된다. 박 추진위원장은 "10편의 제작비 50억∼60억원은 영화 한 편의 제작비에 불과해 대기업도 투자의사를 밝혀 왔으나 지나친 상업 논리로 만들어지는 영화 대신 감독들이 오랫동안 마음 속에 품어온 영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모금에 나섰고,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NCN은 2차 프로젝트에 일본 이와이 순지, 홍콩 스탠리 콴 , 대만 차이밍량 등 외국 감독의 작품도 만들 계획이다.
이날 NCN 출범식에는 고은기 곽경택 권칠인 김유진 김인식 김의석 김태균 김태식 박종원 박철수 변영주 이현승 정지영 조진규 황철민 감독 등이 참석했다.
/글·사진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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