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은막스타 김진규씨 아들 김진근/"아버지 그늘 벗어나 나다운 연기 하겠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은막스타 김진규씨 아들 김진근/"아버지 그늘 벗어나 나다운 연기 하겠다"

입력
2003.10.14 00:00
0 0

어디 있다가 이제 튀어 나온 것일까. 도일 역을 맡은 김진근(32)은 안정감 있는 연기로, 5년 만에 스크린에 나온 심혜진의 진폭이 큰 강렬한 연기와 무난한 호흡을 이루었다.'단적비연수'에서 이미숙의 오른팔 역인 부치를 맡아 데뷔했지만 아직 그의 모습은 낯설다. 신인이라고 해도 무방할 이 무명의 연기자는 그러나 1960·70년대를 호령했던 스타 김진규의 아들이다. 뿔테 안경과 귀걸이 사이의 옆 얼굴이 아버지의 옛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말을 듣고 하늘을 날듯 기뻤다"는 그는 폐막작 시사회 뒤 상기된 표정이었다. 미숙(심혜진)이 차려준 아침을 먹다가 바늘이 섞인 밥알을 토해내는 장면에서 '샤이닝'의 잭 니콜슨이 보여준 광기가 엿보인다고 했더니 수줍음이 묻어나는 웃음을 보여준다.

침착하면서도 집요한 완벽주의자 도일과는 거리가 먼 인상이다. "도일이 행복에 집착한 나머지 폭력적 성격을 드러내는데, 그런 이중성은 먼 데서 찾을 것도 없이 내게도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 미혼이고 당연히 아이를 키워본 기억도 없지만 '사랑하는 조카 대하듯' 아버지 노릇을 했다고 한다.

어려움 없이 자란 엘리트 의사 도일 역을 연기하기 위해 "차가운 인상을 주려고 쇠가 들어간 안경을 썼다"는 그는 코엔 감독의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에 나오는 빌리 밥 손튼의 무표정한 연기를 모델로 삼았다고 했다. "무덤덤함 속에 읽혀지는 다양한 표정이 관객들에게 상상할 공간을 주지 않나요."

90년에 입학한 고려대 경영학과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다. 졸업을 하지 않은 채 95년부터 4년 간 미국의 연기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공백이 생겼다. 현재 성균관대에서 연기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이기도 하다.

설경구와 최민식 그리고 아버지를 존경한다는 그는 '나다운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아버님을 늘 생각하고, 그 분이 봐도 자랑스러울 연기자가 되고 싶지만, 연기를 하는 건 바로 저니까요."

/부산=이종도기자

사진 김현태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