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속도전이 점입가경이다.13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03 시카고 마라톤에서 에번스 루토(25·케냐·사진)가 2시간5분50초(100m 평균 17초89)의 기록으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자 폴 터갓(34·케냐)의 2시간4분55초 세계최고기록도 조만간 깨질 것이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루토의 이 기록은 역대 랭킹 6위에 해당하는 호기록이자 마라톤 데뷔 선수가 세운 최고 기록이다. 특히 1999년 이 대회에서 할리드 하누치(미국)가 작성한 당시 세계최고기록(2시간5분42초)에 불과 8초 뒤진 것이다.
루토는 시카고의 청명한 가을하늘, 섭씨 12도의 마라톤 경기 최적의 기온속에서 치러진 42.195㎞ 레이스에서 32㎞ 지점부터 선두로 치고 나와 독주를 거듭한 끝에 월계관을 썼다. 2000년 1만m에서 27분31초32로 세계 8위의 기록으로 두각을 나타냈으나 마라톤에서는 무명이었던 루토는 레이스 후 "누군가 나를 거칠게 추격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무도 따라오지 못했다"며 우승소감을 밝혔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압델카디르 엘 모아지즈(모로코)는 2시간9분38초로 6위에 그쳤다.
여자부에서는 스베틀라나 자카로바(러시아)가 2시간23분7초의 기록으로 콘스탄티나 토메스쿠-디타(루마니아·2시간23분35초)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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