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가 3∼6개월에 불과한 단기 금융상품이 높은 인기를 끌며 속속 선보이고 있다.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사실상 마이너스 상태인데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갈수록 장단기 금융상품의 금리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HSBC은행은 13일 연 4.3%의 확정금리를 보장하는 3개월짜리 정기예금을 출시, 11월 14일까지 한달간 한시 판매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300만원으로, 1,000만원 이상 가입 고객 100명에게는 선착순으로 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물로바 콘서트 티켓을 1인당 2장씩 제공할 계획이다.
HSBC은행 관계자는 "현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3.3% 수준인 만큼 장기투자가 불안하거나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흥은행도 이날 주가지수에 따라 최고 연 10%까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만기 6개월짜리 '베스트 지수연동 수익증권'을 500억원 한도로 선착순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주가지수가 6개월간 한 번이라도 설정 지수 대비 20% 이상 오르면 연 6%를 지급하고, 만기 시점에 주가지수가 20% 이상 상승한 채 마감하면 추가로 연 1%씩 지급하도록 설계됐다. 가입금액은 최저 100만원이다.
국민은행은 주가지수 하락 시에도 원금보전을 추구하는 만기 6개월짜리 'KB단기 주가지수 연동 채권형 신탁'을 22일까지 한정 판매한다. 이 상품은 신탁금액 대부분을 우량채권에 투자해 만기 때 원금보전을 추구하고 주가 상승시 최고 연 8.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이 지난달 판매한 만기 3개월짜리 'KB초단기 주가지수 연동 채권형 신탁'은 1주일만에 1,519억원어치가 팔렸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신한은행이 지난달 판매한 6개월 만기 '투웨이 주가지수연계증권(ELS) 혼합투자신탁'의 판매금액도 909억원에 달했으며, 우리은행이 지난달 25일 출시한 3개월 만기 '신추가 금전신탁 채권형 펀드'도 1주일만에 200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금리가 낮아 정기예금의 경우 3개월짜리나 1년짜리나 금리차이가 0.5% 포인트밖에 안 된다"며 "금융시장은 급변하고 부동산 가격은 오르는 상황에서 원금보장이 되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단기상품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은행 수신상품의 단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병윤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정기예금 감소와 단기 부동자금을 잡기 위한 만기 3∼6개월짜리 주가연계상품 등으로 은행 수신의 단기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단기 부동자금은 투기자금으로 변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건전한 투자자금으로의 유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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