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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음악 첫 만남/책장을 넘겨봐 들리니 노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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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음악 첫 만남/책장을 넘겨봐 들리니 노래가

입력
2003.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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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만화가 만났다.14명의 유명 만화가들이 14곡의 노래를 만화로 표현한 단편만화집이 곧 선을 보인다. 만화와 영화, 만화와 미술의 만남은 종종 있어 왔지만 만화와 음악의 만남은 처음이어서 신선하다.

11월 초 발매될 신인가수 'J-Woo'의 CD와 함께 나올 단편 만화집 두 권의 제목은 음반 타이틀과 같은 'so simple'이다. 20대 중반의 신인가수 J-Woo가 작사·작곡한 14곡을 만화가들이 20∼40쪽의 단편 만화로 옮겼다. 원수연 이빈 박희정 김수용 조운학 신영우 강성수 신일숙 김동화 김종한 박성우 임재원 박산하 문정후 등 메이저급 만화가들이 표현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다.

다양한 분위기의 노래를 작가마다 전공을 살려 순정만화 5편, 무협만화 3편 , 학원물 3편 , 컬트만화, 강아지만화 등으로 표현했다. 만난 지 2년 된 두 남녀의 애틋한 감정을 노래하는 'two years'는 김동화 작가의 손에 의해 1970년대를 배경으로 남녀 주인공이 유년기와 사춘기를 거치면서 사랑을 키워가는 서정적 만화로 표현됐다. 어렸을 때 어렴풋했던 두 아이의 감정이 세월이 가면서 사랑으로 익어가는 과정이 순수하다. 음악을 들으며 만화를 보면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도 같다. 김씨는 "곡을 듣고 느낌을 만화로 표현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면서 "음악을 듣고 보니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껴 어린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살아 있을 때 연인에게 잘해주지 못한 애절한 감정을 노래한 힙합 풍의 두 번째 곡은 신일숙 작가의 감성에 의해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북국의 젊은 왕 이야기로 탈바꿈했다. 기나긴 겨울이 싫은 젊은 왕에게 어느날 미모의 여 선장이 찾아와 즐거운 모험담으로 국왕을 사로잡고, 두 사람이 사랑에 빠져 비극적 종말을 맞는 줄거리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음악가로 정상에 올랐다는 내용의 'NO.1'은 문정후 작가에 의해 어린 시절의 원한을 갚고 무림의 1인자로 우뚝 서는 무협만화로 옮겨졌다. 음악을 해석하는 작가들의 개성과 표현 방식이 그대로 묻어난다.

만화계는 이번 작업이 만화와 다양한 매체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고 보고 있다. 또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 기법으로 침체한 음반시장에 자극제가 되리라는 기대도 무성하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주)지구인 엔터테인먼트의 최현웅 대표는 "국내 만화는 비용 때문에 홍보 개념을 갖지 못했다"며 "앞으로 제작하는 음반을 모두 만화와 엮는 새로운 마케팅기법을 퍼뜨리겠다"고 말했다. 이 만화책은 13일 폐막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출품되기도 했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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