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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가족이 즐기는 뮤지컬은 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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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가족이 즐기는 뮤지컬은 저급?

입력
2003.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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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문화면에 부정기적으로 문화 현장의 뒷얘기를 전하는 '사랑방'을 싣습니다.

"미녀와 야수는 어린이 뮤지컬이 아닙니다."

얼마 전 디즈니 뮤지컬 '미녀와 야수' 제작발표회에서 설도윤 프로듀서는 "현지에서 대다수의 관객은 어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디즈니측 대표로 참석한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의 토마스 슈머커 대표는 한술 더 떴다. 처음 "브로드웨이에서는 아이들도 이 뮤지컬을 많이 본다"고 했다가 통역이 얼른 몇 마디를 건네자 멋적게 웃으며 "그래도 어른 관객이 훨씬 많다. 어린이 뮤지컬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내년 1∼3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맘마미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뮤지컬은 1970년대를 풍미한 스웨덴의 혼성 4인조그룹 '아바'의 친숙한 히트곡으로 구성돼 누구나 즐길 만하다.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의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직접 볼 기회가 있었는데 어머니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던 광경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러나 정작 '맘마미아'의 국내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들은 '가족 뮤지컬'로 불리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왜 그럴까. 가족이나 어린이를 위한 공연은 수준이 낮다는 통념이 워낙 뿌리깊기 때문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일부 수준 미달의 어린이 공연이 방송사를 끼는 등의 방법으로 대규모 관객을 동원하는 데 급급했던 바람에 전체적으로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는 "작품 완성도보다 어린이에게 익숙한 소재에 유명인 몇 명을 출연시키는 졸속 작품도 많다"고 푸념했다.

원래 완성도가 높은 어린이물은 어른이 봐도 재미있다. 디즈니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은 분명 어린이 눈높이에 맞췄다. 그러나 극장에 가면 어른들도 많다. '난타'도 어린이 관객이 많다. 어린이 공연에 가면 어린이만 들여 보내고 부모는 바깥에서 기다리는 모습, 아이들이나 재미있어 하는 저급 공연이라는 편견은 누구 잘못에서 비롯한 것일까.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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