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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학시대]<19> 해외유명대학 온라인강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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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학시대]<19> 해외유명대학 온라인강의 인기

입력
2003.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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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반도체 회사에서 근무 중인 L(32)씨. 7년 가까이 직장 생활에 전념하느라 대학시절의 꿈인 벤처창업을 미뤄왔던 그는 이번 가을학기부터 퍼듀대 전자공학 석사과정을 온라인 강좌로 수강하고 있다. "지금 당장 유학을 떠나려면 뭉칫돈도 필요하고 직장문제도 정리해야 한다"는 그는 "1년 정도 온라인 강좌를 통해 워밍업을 한 뒤 본격적인 유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기업에 12년째 근무하며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두고 있는 맞벌이 주부 H(38)씨도 3월부터 베이징(北京)대 온라인 학위과정을 수강하고 있다. 베이징대 온라인(beida-online.com)과 서울 디지털대가 지난 해 11월 체결한 제휴협정에 따라 정규 학사, 석사학위 취득이 국내에서 취득 가능해졌기 때문.H씨는 "개인적으로 공부를 계속하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조직생활에 따른 시간적인 제약 뿐만 아니라 가정사정도 있었다"면서 "평일 2시간, 주말 4∼6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유학을 간 것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온라인 과정은 이런 점에서 차선책"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10분의 1 비용으로 국내에서 유학 열기

막대한 유학 비용으로 인해 해외 유학을 망설이던 유학 지망생들이 외국 유명대학의 온라인 강좌를 듣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완전한 교육개방이 이뤄지지 않아 국내 대체 유학에는 여전히 한계가 많은 편이지만 외국 유명대학의 온라인 강좌는 오프라인 유학의 징검다리로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강좌가 급속하게 인기를 끌면서 온라인 과정을 개설하는 해외 대학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유학은 강의수가 오프라인 강좌의 3분의 1수준에 불과, 양적으로는 뒤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강의노트를 다운 받고, 현지강의가 이뤄진 2시간 이후부터 비디오강의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반복학습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과제물은 국제 소포로 보낼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현재 미국 대학의 경우 하버드대 MIT 뉴욕대 등 200여개의 대학이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공도 변호사 과정을 포함, 경영학 의학 등 300여 가지에 달한다. 물론 실제로 유학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학위를 준다. 비용은 직접 유학이 연간 2,000만∼3,000만원 정도 드는 데 비해 사이버 대학은 200만∼300만원이면 충분하다.

MBA 등 비즈니스코스로 특화

온라인 강좌 수강생의 90% 정도가 직장인인 점을 감안, 최근에는 경영학석사(MBA)과정 등 비즈니스 코스를 특화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들 과정은 대체로 국내에서 일부 과정을 들은 뒤 해외에서 나머지 과정을 듣는 것이 대다수다. 직장인 중에서도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는 20대 후반∼30대 중반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MBA 코스의 경우 위스콘신 밀워키대와 호주 라트로브대가 대표적이다. 워스콘신 밀워키대는 수시로 뽑는 것이 아니라 1년에 UWM에서 주어지는 쿼터에 따라 모집한다. 현재 모집인원은 총 15명이며 수업은 1월 초 국내에서 시작, 8월 학기에 미국 현지에서 약 9개월 간의 수업 후 MBA학위를 취득하도록 돼있다.

외국계 IT기업 마케팅 과장으로 재직 중인 M(36)씨는 올해초부터 국내에서 강좌를 들은 것을 바탕으로 내년 7월께 휴직, 9개월 동안 미국에서 공부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MBA출신들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면서 "학비와 현지 생활비까지 6,000만원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해외 MBA 과정이 1억5,000만∼2억원까지 들어가는 것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비용을 절감한 셈이다. 국내 대기업에 근무 중인 이모(33)씨도 외국대학 온라인 MBA 18개월 과정을 수강 중이다. "요새처럼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는 살아 남기 위해서 남들보다 무기 하나쯤은 더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게 됐다"면서 "기왕이면 국내보다는 외국학위가 나을 거 같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각 기업체 특성에 맞게 과목을 구성해 수업을 진행한 뒤 직무교육에 관해 수료증을 주는 경우도 있다. 호주 시드니와 미국 시카고를 방문, 인텐시브 비즈니스 잉글리시(Intensive Business English)와 함께 해외 기업체 간부와의 미팅 및 생활 체험을 하는 인턴십 프로그램도 그것이다.

실패확률 높고, 학위 진위여부 판단해야

이에 대해 교육부 대학정책과 관계자는 "온라인 대학의 경우 서버가 외국에 있다면 문제가 없다고 봐야 하지만, 수업의 일부인 시험이라도 국내에서 오프라인으로 실시한다면 불법 소지가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한 사이버대학 운영자도 "비용절감 효과는 있으나 명문대처럼 보이는 3류 대학과 유령대학이 많기 때문에 대사관 등을 통해 반드시 해당대학의 인가여부를 확인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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