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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선량 CT로 조기발견된 폐암 80% 치료" / 폐암 세계적 권위자 美 암센터 과장 마크 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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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선량 CT로 조기발견된 폐암 80% 치료" / 폐암 세계적 권위자 美 암센터 과장 마크 크리스

입력
2003.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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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은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은 암이지만 조기진단은 매우 어렵습니다. 다른 암에서 맘모그래프, 내시경과 같은 효과적인 검사법이 있는 반면 흉부 X선 검사로 폐암이 발견되면 55%는 이미 전이된 상태죠. 증상이 느껴지면 90%이상 전이됐구요. 폐암이 많은 이유는 역시 흡연입니다. 미국에선 1950년대에 남자의 52%, 여자의 32%가 흡연을 했는데 현재 남자 24%, 여자21%가 담배를 피웁니다. 환자도 이젠 여자가 더 많습니다."한국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은 위암이지만 사망률은 폐암이 가장 높다. 마침 폐암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의 마크 크리스(슬론 케터링 암센터 흉부종양내과 과장·사진) 박사가 9∼11일 열린 원자력의학원-슬론 케터링 암센터 공동 컨퍼런스 참석차 방한했다. 그를 만나 국내에서 매년 1만2,000명을 죽음으로 모는 폐암의 최신 치료 동향에 대해 알아봤다.

―폐암을 조기진단할 방법이 없는 것인가?

"저선량 CT(low-dose helical CT scan)라는 최신 기술이 등장했다. 낮은 용량의 방사선으로 10초만에 컴퓨터단층촬영(CT)이 가능하다. 흉부 X선 촬영으로는 크기 2.5㎝짜리 암을 발견하지만 저선량 CT로는 3∼4㎜의 암을 발견할 수 있다. 2.5㎝의 암을 떼려면 한쪽 폐의 3분의1∼2분의1을 절제해야 하는 반면 저선량 CT로 발견된 폐암은 80%가 치료가능하다. 현재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선 55세 이상의 흡연자, 또는 하루 한갑씩 2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에게 연 1회 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폐암 치료의 최신 변화 중 가장 의미있는 것이 무엇인가.

"첫째는 흉강경, 로봇 등 수술의 발전이다. 절개부위가 작고 정밀한 절제가 가능해 환자의 회복이 빠르다. 그러나 적용대상에 한계가 있다. 둘째는 사이버나이프, 양전자단층촬영(PET) 등 방사선을 암세포에만 정확히 집중 조사할 수 있는 방사선치료기술의 발전이다.

또 수술 전 항암치료가 말기 환자에게 유효하다고 보고있다. 과거엔 수술 후 남은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항암치료를 했지만 수술 전 항암치료가 효과적이다. 슬론 케터링에서 3기 폐암환자에게 수술만 한 경우 5년 후 생존자가 없었지만 병행치료한 경우 환자의 20%가 생존했다."

―올초 국내에 폐암 신약 이레사가 승인되면서 이 약에 대한 평가가 분분했는데.

"이레사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처럼 폐암에서 암세포만 공격하는 타깃 치료제다. 이레사는 암세포의 상피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차단함으로써 암이 성장하지 않도록 한다. 미국 임상에서 이레사가 암세포를 줄이는 치료효과는 15% 정도다. 40%의 환자는 증상이 호전된다. 나머지는 반응이 없다. 최근의 흥미로운 연구결과는 치료효과가 남자(5%)보다 여자(20%)에게, 서구인(10∼20%)보다 동양인(30∼40%)에게, 담배를 피우지 않은 폐암환자에게 높다는 것이다."

―이레사와 같은 표적 항암치료제의 연구가 활발한데 전망은 어떤가?

"기존의 항암제는 한계가 있다. 표적 치료제란 암세포가 성장하는 스위치를 끄는 약이다. 폐암의 경우 만성골수성백혈병보다 더 어려운 것은 스위치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라는 점이다.

가장 효과적이고 신속한 치료법은 여전히 외과적 수술이지만 타깃 치료제는 환자 입장에서 행복한 약물이다. 다음날 또는 다음주 바로 증상이 낫고, 구토 등 항암제와 같은 부작용이 없으며, 간편히 집에서 먹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어떤 환자에겐 효과가 있고, 어떤 환자에겐 없다는 점이다. 사고가 나면 길을 돌아가듯 암세포가 계속 다른 신호전달경로를 찾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수의 타깃 치료제가 있다면 환자에 따라 맞춤투약을 하는 식으로 치료법이 발전할 것이다."

―폐암을 예방하는 제1수칙은 무엇인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면 피우지 마라. 담배를 피운다면 끊어라."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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