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보내면 일단 유리하다.' 널리 회자되는 골프의 격언 중 하나다. 존 댈리(미국)가 한국무대에서 이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괴력의 장타자 댈리가 화려한 줄버디쇼로 역전승을 이끌어내며 제46회 코오롱배 한국오픈의 주인공이 됐다.댈리는 12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파72·7,042야드)에서 열린 최종일 경기에서 보기 3개에 버디 7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전날 이븐파에 그치며 선두에 1타 뒤진 채 경기에 임한 댈리는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타와른 위라찬트(태국·283타)를 1타차로 따돌리고 1억원의 우승상금을 차지했다.
1,2라운드 로라 데이비스(영국)와의 남녀장타대결에서 완승을 거두었던 댈리는 이날도 두둑한 배짱으로 320∼34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거침없이 뿜어내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댈리는 올해 평균 314야드의 드라이버 샷으로 321야드의 행크 퀴니(미국)에 1위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10년 이상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평정한 불세출의 롱기스트. 그의 진가는 특히 파5홀에서 빛을 발했다. 댈리는 이번 대회에서 파4홀에서는 주로 페어웨이우드와 롱아이언으로 티샷을 시도한 반면 파5홀에서는 어김없이 드라이버를 꺼내들어 2온을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점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5번홀 파5(510야드)에서 드라이버를 꺼내들어 버디를 건져낸 댈리는 538야드 파5 8번홀에서 다시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으로 두번만에 그린에 올린 뒤 1m 버디 퍼트를 가볍게 컵에 떨어뜨렸다.
전반을 이븐으로 마감한 댈리는 11∼13번홀 줄버디에 이어 파4 15번홀(378야드)에서 드라이버로 그린 옆까지 보낸 뒤 또 다시 버디를 기록, 단독선두로 도약했다.
2001년9월 유럽투어 BMW 인터내셔널 이후 2년여만에 정상을 차지한 댈리는 "우승기념으로 이번 대회에 신었던 신발을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2타를 줄이며 4위에 오른 신용진(39·LG패션·285타)은 2,400만원을 보태 상금랭킹 선두로 올라섰다.
한편 286타를 친 김종덕(42·리빙토이)이 4위, 댈리와 나흘동안 동반한 허석호(30·이동수패션)는 287타로 김대섭(22.성균관대), 양용은(카스코) 등과 함께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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