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2일 재신임 논의에서는 한 발 물러난 채 국정조사와 특검 등을 통한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선(先) 진상규명, 후(後) 재신임' 입장을 취했다. 민주당은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 방법으로 국민투표를 언급한 데 대해선 "공식 제시가 아니다"면서 "대통령이 공식적이고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수용 여부에 대한 답을 피해나갔다. "재신임 방법론도 중요하지만, 문제의 근원인 최도술씨 SK비자금 수수 의혹 등 측근 비리 문제가 실종돼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또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 주지지층인 호남 등에서 재신임 의견이 높게 나타나자 "시간을 갖고 여론 추이를 더 보자"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박상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으로 검찰이 위축돼 최도술씨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최 전 비서관이 받은 돈 10억원은 당선 축하금이며, 이는 당선자에게 주는 돈"이라며 "대통령은 국민 앞에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노 대통령에게 직접 화살을 쏘아댔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이 10일에는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해 책임지는 방법으로 재신임을 얘기했는데, 11일에는 국정혼란과 국민불안의 원인을 국회에 돌리고 정국구도를 바꾸겠다고 나서는 등 입장이 180도 변했다"고 비난했다.
김성순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대통령이 11일 기자회견에서 정국혼란의 책임을 국회와 국민에게 떠넘긴 것은 무책임하고 저의가 의심스러운 것"이라며 "측근 비리와 대선 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미흡할 경우 특검제와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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