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약 30년 주기로 맹렬한 위력을 떨쳐온 독감(인플루엔자)이 만연하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감염전문의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조만간 새로운 형태를 드러낼 것이라고 점친다. 더구나 올 봄 전세계를 강타했던 사스가 기온하락과 함께 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커 의료인들은 긴장하고 있다. 이런 탓인지 최근 보건소나 병원은 독감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일부 지역에선 예방 백신이 동나기도 했다. 과거 독감 예방접종은 노약자나 맞는 것이라 인식됐지만 최근엔 건강한 성인들까지 접종 대열에 끼어들었다. 인플루엔자와 관련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독감주사 맞으면 사스가 예방되나.
독감백신이 사스를 예방할 수는 없다. 현재까지 사스 백신이나 예방약은 개발되지 않았다. 의료진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사스와 관련해 권장하는 이유는 사스가 재발할 경우 고열 기침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독감과 사스를 보다 쉽게 구별하기 위해서다.
누가 맞아야 하나.
65세 이상 노인, 65세 미만이라도 특정 질환이 잇는 경우, 그리고 2세 이하 어린이가 접종대상이다. 합병증이 가장 잘 일어나는 층이기 때문이다. 또 요양소나 장기보호시설에 입소해 있는 사람, 천식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등 만성 호흡기질환이나 심장 혹은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당뇨병, 심한 빈혈, 에이즈나 암 환자 등은 나이에 상관없이 받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이런 환자와 함께 생활하는 보호자나 가족, 간호사나 의사 등도 예방접종 대상에 포함된다. 한편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가와사키 병등으로 장기간 아스피린 치료를 받고 있어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라이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어린이도 접종 대상.
지난해 맞았는데 올해 또 맞아야 하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매년 접종해야 한다. 또 백신에 의해 숙주에서 생긴 항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고 항체 수준도 백신 접종 후 1년이 지나면 낮아진다. 독감백신은 가장 최근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종류를 포함하기 위해 매년 향상된다. 세계보건기구는 전년도에 유행했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기준으로 그 해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균주를 예측해 매년 2월에 공표하며 이를 토대로 제약사들은 백신을 만든다.
예방접종 효과는 얼마나 되나.
건강한 젊은이라면 80∼90%가 독감을 앓지 않는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입원률은 약 70%, 사망률을 85% 감소시켰다는 보고도 있다.
접종은 어떻게 하나.
9세 미만의 어린이는 1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며, 성인은 1회 접종만 하면 된다. 보통 주사약이지만 최근엔 코에 뿌리는 약도 선보이고 있다.
부작용은 없나.
독감 예방 백신은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백신이다. 바이러스를 약물로 사멸시켜 백신을 만들기 때문에 접종 후 독감 증상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약 1%는 열이 나거나 근육통 피로감이 나타나는데, 독감 예방접종을 처음 맞는 사람에게서 흔하다.
백신을 맞으면 안되는 경우는.
독감 바이러스는 계란 노른자에서 배양하여 만들기 때문에 백신에 노른자 일부가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계란에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접종을 피해야 한다. 발열을 동반한 급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도 접종을 연기한다.
접종 시기는 언제가 좋은가.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시기는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따라서 9월부터 11월 중순 사이에 백신을 맞으면 좋다. 백신접종 후 인플루엔자에 대한 항체가 생성돼 방어활동을 시작하기까지는 1∼2주가 걸린다.
독감 증세는.
코가 막히고 목이 아프면서 재채기가 나면 감기일 가능성이 높다. 피로 열 두통 근육통이 있으면 독감일 가능성이 높다. 기침은 감기나 독감 모두에서 발생하지만 독감에서 훨씬 심하다. 초기에는 햇빛에 눈이 심하게 부시고 눈물이 나오고 눈이 아프며 목 주위에 림프절이 커지기도 한다. 독감은 독감에 걸린 사람이 만졌던 물건을 만진 후 코나 입에 옮겨 가서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예방접종과 함께 항상 손을 깨끗이 닦는 것이 중요하다.
/송영주 의학전문기자 yjsong@hk.co.kr
<도움말 김영환 서울대 호흡기내과, 원장원 경희대 가정의학과, 차성구 소아과 교수>도움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