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이 되어 서랍 속의 플래시를 겨우 찾았더니 배터리가 방전되어 사용할 수 없는 경우를 한 번쯤 겪어보았을 것이다. 음악 좀 들어볼까 하고 CD 플레이어를 가지고 나갔다가 딱 두 곡 듣고 아쉽게 감상을 끝낸 경우도 있을 것이다. 휴대폰의 배터리도 언제나 간당간당, 노트북 컴퓨터도 AC어댑터 없이는 사실 안심하고 움직이기 힘들다. 디지털 카메라는 또 어떤가. 전기가 필요한 것은 늘어만 가는데 그 모든 기기를 일일이 충전하고 건전지 채워 넣고 어댑터 챙기며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이상하게도 어댑터들은 호환이 결코 되지 않아 기기마다 하나씩 따로따로 챙겨야 한다).그럴 때면 옛날 자전거의 발전기를 떠올리게 된다. 바퀴를 돌려 만든 전기로 헤드라이트에 전원을 공급하는 단순한 원리의 기계였다. 그런 좋은 것을 왜 플래시나 디지털 카메라에 적용할 수 없단 말인가. 발명가들은 어서 손잡이가 달린 휴대용 발전기를 만들어달라. 지하철 타고 가는 심심한 시간에 전기라도 만들고 있으면 얼마나 좋은가. 노트북 컴퓨터 쓰다가도 애써 전원코드 찾을 필요 없다. 앉은 자리에서 바로 발전기를 돌려버리는 것이다. 위이이잉. 이 얼마나 간단하고 저렴한가. 영화 '언더그라운드'에서는 이렇게 밝힌 전등으로 애도 받던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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