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을 전후해 한국에서 노벨문학상 작가가 탄생할 것으로 거의 확신합니다."제55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만난 진형준 한국문학번역원장은 11일 이 도서전 2005년 행사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된 것이 한국 문화를 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번역원은 3년 째 이 도서전 한국관 내에 한국문학 번역물 전시대를 운영, 각국의 민·관 번역 지원 기구와 협력을 위한 상담을 하고 있다.
그는 "물론 주빈국 선정이 노벨문학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한 호기심에 지나지 않던 외국인의 관심이 문학 작품 등 한국문화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 수요로 바뀔 것"이라며 "문학작품 번역 등 우리 문화를 알리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번역원은 이미 번역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준비에 들어가 있다. 문학, 역사, 철학을 망라하는 우리 고전 작품 100권을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하기 위한 도서 선정 작업도 최근 끝났다. 내년 11월에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조직위원장 등이 참가하는 '한·독 번역 진흥을 위한 전문가 콜로키엄'을 열어 한국 작품의 체계적 번역을 위한 토대를 조성할 계획이다. 독일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유럽 각국 문화원과 공조 체제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또 내년 중 해외에서 세계의 한국학자들을 모아 '세계 한국학 대회'를 연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진 원장은 "2005년에는 마침 베를린에서 '아시아태평양 주간' 행사가 열리고 그 중심 국가로 한국이 선정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함께 우리 문화를 대대적으로 알릴 호기"라며 "다만 문화 소개의 첨병 역할을 할 유럽 각국의 한국학 연구가 한풀 꺾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내 작가 중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을 만한 사람을 묻자 "작가에 대한 국내의 평가와 노벨문학상 수상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며 "외국인이 어느 작가의 작품을 많이 접했느냐가 결정적 요소라는 점에서 몇 사람을 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돌려 말했다.
/프랑크푸르트=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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