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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매력 세계적 작가와의 만남 /그라스, 출판기념회서 춤솜씨 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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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매력 세계적 작가와의 만남 /그라스, 출판기념회서 춤솜씨 뽐내

입력
2003.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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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회를 맞은 올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은 예년보다 상당히 위축된 분위기였지만 세계적인 작가가 등장하는 행사장만은 어느 해 못지 않게 눈길을 끌었다. 노벨문학상 올해 수상 작가인 존 쿳시가 참가하진 않았으나 귄터 그라스, 파울로 코엘료, 존 버닝햄, 수전 손탁 등 저명한 작가와 저술가들이 차례로 행사장에 등장했고, 그 자리에는 넘치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작가 참여 행사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귄터 그라스의 신간 출판 기념회와 브라질 작가 코엘료의 세계 신기록 도전 사인회. 그라스는 11일 저녁 도서전이 열리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메세 타워 1홀 로비에서 '마지막 춤'(Last Dances)이라는 자신의 새 책 출간을 기념하는 낭독회 겸 춤 파티를 열었다. 자신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 준 소설은 물론 시와 그림에도 일가견이 있는 그는 춤 애호가라는 명성답게 낭독회 후 탱고 등 다양한 음악에 맞춰 춤 솜씨를 선보여 환호를 자아냈다.

코엘료는 10일 오후 자신의 소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어 한국을 포함해 56개 국 언어로 번역된 '연금술사'의 각 나라 번역본을 한 자리에 늘어놓고 차례로 서명해나갔다. 영혼을 찾는 여행을 다룬 이 소설은 브라질의 한 작은 출판사에서 1988년 초판 900부만 내주는 박대를 받았으나, 2년 뒤 다른 대형 출판사에서 재출간되면서 '대박'이 터져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5,500만 부가 팔렸다. 코엘료는 "내 소설이 어떻게 이렇게 많이 번역됐는지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 소설은 워너 브러더스 영화사에서 내년 개봉을 목표로 곧 영화로 제작할 예정이다.

기네스북에 오를 기록이라는 이날 사인회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소설의 하나라는 '연금술사'를 기념하는 의미도 있지만 코엘료의 신작 '11분'(Eleven Minutes)의 홍보도 겸해서 이루어졌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스위스에서 일하는 브라질 출신의 윤락녀. 하지만 섹스 이야기라기보다 삶을 긍정적으로 일구어 내려는 노력을 담은 소설이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조직위에서 제정한 '평화상'을 받기 위해 행사장에 온 미국의 저술가며 진보 지식인 수전 손탁에 대한 관심도 컸다. 이 상은 알베르트 슈바이처, 헤르만 헤세, 칼 야스퍼스 등 독일인은 물론, 체코 작가며 대통령을 지낸 바츨라프 하벨, 페루 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나이지리아 작가 치누아 아체베 등 세계적인 문학인·지식인이 받은 권위있는 상이다. 손탁은 미국과 유럽의 유대를 긴밀히 하고 인권 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6월에 수상자로 결정됐다.

시상식을 하루 앞두고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9·11 테러와 이후 벌어진 이라크 전쟁,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 미국―유럽 갈등 등 국제 현안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손탁은 "지금 미국은 공화당 일당 지배 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하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미국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세계 각 지역의 문화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골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세계의 여러 문화들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차이는 현대화나 문명화 때문에 생기는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손탁은 또 극우 독재와 마찬가지로 테러리즘도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며 폭력적인 투쟁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프랑크푸르트=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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