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에서 도박을 중계하는 불법 카지노 사이트가 정부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업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12일 인터넷업계 및 관계기관에 따르면 2000년 10여개에 불과했던 내국인 대상 카지노 사이트가 200여개로 급격히 증가했으며, 지난해 이들 사이트를 통해 거래된 외화도 3,000만달러(36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0년 당시 정보통신부가 경찰청, 관세청 등과 합동 대책을 대대적으로 내놓으며 '사이버 도박 근절'을 천명했지만, 단속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정통부 산하 정보통신윤리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 도박은 운영자와 이용자 모두를 형사처벌하고 사이트를 폐쇄시키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해외 사이트의 경우 국내법의 효력이 없어 단속의 사각지대"라고 밝혔다.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도박 사이트들은 이러한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 일부는 사무실은 국내에 두면서 서버만 중남미 등에 옮겨 놓고 버젓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업계는 200여개의 한국어 카지노 사이트 중 60개 가량을 내국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통윤과 경찰은 한국ISP협회(KISPA)의 협조를 얻어 이들 사이트의 접속 통로를 막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의 '꼼수'는 항상 앞서가고 있어 유일한 대응 수단마저 무력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접속 차단만으로는 해외 사이트의 단속이 불가능하다"며 "자동 프로그램(봇트·bot)을 이용해 불법 사이트의 운영 상황을 계속 추적하거나 이들 도박 사이트의 특정 내용을 판독해 전송을 차단하는 방법 등이 강구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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