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소방관으로 늦은 나이에 군에 입대했다. 논산에서의 4주 신병교육과 천안 중앙소방학교에서의 4주 소방교육을 수료하고 부산에서 1년하고 4개월째 군 생활을 하고 있다.논산에서는 다른 의무소방대원들과 함께 교육을 받았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긴장한 얼굴들, 교관들의 고함소리, 계속되는 훈련에 얼마나 낯설고 힘들었는지 모른다. 그 때 항상 웃는 얼굴에 구수한 경상도 말씨로 힘든 환경을 잊게 해 준 사람이 최진석이었다. 나이는 나보다 어렸지만 친절하고 예의 바른 멋진 녀석이었다. 남이 꺼리는 일도 먼저 나서서 해 모두 그를 좋아했다.
그의 그런 태도는 논산보다도 훈련이 더 혹독했던 천안 중앙소방학교 때 더 힘이 됐다. 함께 기합 받고 뒹굴며 "최정예 의무소방관"을 목이 터져라 외치거나 산길을 구보할 때면 "형, 힘 내이소" 라고 격려해주었다. 쉬는 시간이 되면 간식을 사 들고 와서 "형 이거 좀 먹어보이소"라며 챙겨주었다. "형, 결혼식 때 부르이소. 내 꼭 갈끼라예"라며 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늦은 나이에 군에 온 나에게 적지 않은 위로와 힘이 되었다.
"형! 나는 소방관 할끼라예. 그래서 의무소방관을 지원 안했능교"라고 말하며 늠름하게 훈련 받던 녀석. 틀림없이 그렇게 될 것이다. 학과도 소방과라고 했다. 집은 안동. 가끔 다른 훈련소 동기들도 이 녀석이 보고 싶다며 안부를 물어오지만 연락이 되지 않는다. 아마 경상북도 어느 소방서에서 근무하고 있을 텐데.
최진석! 정말 보고 싶다. 제대하고서도 계속 만나 나이 들어 머리가 희끗희끗해져도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너와 내가 되길 바란다. 생각하면 할수록 보고 싶은 동생 진석아, 어디 있니? /wdp2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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