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15만개 일자리 창출방안을 내놓고, 공기업들도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공무원과 공기업 채용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무원과 공기업 취업에 성공한 3명에게서 취업 성공담을 들어봤다.
서울시청 한 상 혁 씨
한상혁씨(33)는 4년간의 취업준비 끝에 올해 서울시청 7급 공무원공채에 합격했다. "1994년 군제대 후에 외무고시를 준비해 2차에서 불합격한 후 개인기업에 취업했죠. 하지만 공직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2000년 국가직 7급에 도전했지만 면접에서 떨어졌죠. 그 때부터 기나긴 구직생활이 시작됐습니다." 그 후 한씨는 스포츠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시험을 준비해왔다.
7급 공무원 시험과목은 국어, 영어, 헌법, 행정법 등 7과목. 한씨는 7과목을 매일 꾸준히 공부하는 전략을 택했다. 국어는 매일 한시간씩 교재를 정독했다. 영어는 문제집을 40문항씩 풀고 모르는 단어와 문법은 따로 정리했다. 헌법은 고시용 기본서를 보고 강의 테이프를 들었으며, 국사도 테이프를 청취했다. 행정학은 행정학적 마인드를 키워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으며, 국제법은 책을 읽는 것 중심으로 공부했다. 한씨는 "교재는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것으로 선택해 바꾸지 말고 꾸준히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한다.
한씨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학원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공무원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나 뚜렷한 목표를 세운 후 스스로 취업준비를 해야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수원시청 신 정 희 씨
"웹 디자이너로 오래 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공무원에 도전했습니다."
7년 경력의 웹디자이너 신정희(32)씨는 올해 8월 수원시청에 취직했다. 변화가 많은 벤처회사보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하고 싶었던 신씨는 1년 전부터 워크넷(www.work.go.kr)에 틈틈이 들러 공무원 전문직 채용정보를 눈여겨 봐 왔다.
"공무원이 되려면 여러 과목의 시험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전문직의 경우는 다릅니다. 서류전형과 면접시험만 준비하면 되죠."
면접시험은 외부면접관을 초빙해 전공과 실무에 관한 질문이 많다. 이 같은 면접이 7년 동안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신씨에게 유리한 것은 당연. 면접관의 질문에 막힘 없이 대답할 수 있었다.
신씨는 "기업의 고용상황이 많이 불안해졌고, 정보기술(IT) 관련 종사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경쟁도 치열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언제까지 웹디자이너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수원시청에 입사한 후에는 보다 전문적인 웹디자이너로 발전하기 위한 고민만 하면 되죠"라며 밝게 웃었다.
토지공사 강 준 혁 씨
대학 3학년부터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던 강준혁(30)씨는 지난해 말 졸업을 앞두고 목표를 수정해 한국토지공사 상경계열을 지원해 합격했다.
강씨는 "토지공사의 시험과목이 공인회계사 준비를 하며 공부해 두었던 경영학, 회계학, 경제학 등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응시했다"며 "어떤 공부이던 익혀놓으면 쓸 때가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공기업들은 입사시험에서 전공과 상식 그리고 토익 등 공인 영어시험 점수를 요구한다. 강씨는 "입사준비는 빠를수록 좋다"고 충고한다. 특히 영어는 대학 1학년 때부터 미리 공부를 해 점수를 따놓아야, 졸업을 앞두고 여유 있게 다른 과목을 공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상식도 단기간에 실력을 쌓을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평소에 신문을 숙독하고 중요한 기사는 스크랩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전공과목은 대학에서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이 자신이 목표한 직종과 연관된 전공과목을 수강하는 열의를 갖는 것이 좋다. 강씨는 "합격에 대한 확신이 서지않는 회계사 시험에 매달리지 않고, 공기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