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1%에서 2%대 중반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한은 고위 관계자는 10일 "태풍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밖에 없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월에 발표한 3.1%에서 2%대 중반으로 수정해 9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공식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3·4분기 성장률이 2분기(1.9%)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4분기도 당초 예상(3.8%)에 크게 못 미치는 완만한 회복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고 밝혀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2.5∼2.6%정도에 머물 것임을 시사했다.
한은의 이 같은 전망은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연간 3%대 성장을 장담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2%대 중반의 성장률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인 1980년(-2.1%),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6.7%)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경제개발을 시작한 1962년(2.1%) 이후 사상 최저치이다.
한은은 그러나 수정 전망치가 너무 낮게 나온 데다 12월에 공식 발표할 올해 및 내년 성장률 전망치와 틀릴 것을 우려해 외부에 공표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승(朴 昇) 한은 총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으로선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