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글·이동진 판화 위즈덤북 발행·8,800원
우리 고전 '장끼전'이 어린이용으로 발간됐다. 장끼전은 남편을 잃은 까투리가 우여곡절 끝에 개가하는 내용으로 조선시대 사회제도를 풍자한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 이영씨가 재구성한 장끼전은 이동진씨의 흑백 목판화와 어우러져 고즈넉하면서도 함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엄동설한에 장끼가 까투리와 함께 아홉 명의 아들과 열두 명의 딸을 데리고 굶주리며 들을 지난다. 붉은 콩 한 알을 발견한 장끼가 그걸 먹다가 덫에 걸려 죽으면서 까투리에게 수절을 요구한다. 까투리가 몇 차례 구혼 요청을 거절하다가 재혼해 행복하게 산다는 스토리는 거의 그대로 재현된다. 조선시대 가부장적 권위에 대한 도전과 해방적인 여성윤리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고전의 향기를 간직하면서 어린이들이 보기 좋게 부엉이, 물오리 등의 동물 묘사나 의성어, 의태어를 생생하게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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