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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경제는 어떡할 것인가

입력
2003.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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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의 비리혐의에 책임을 지고 재신임을 묻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선언은 온 국민을 경악케 하는 충격발언이다. 노 대통령은 "도덕적 신뢰만이 국정을 이끌 밑천이고, 국민은 의혹 없는 깨끗한 대통령을 원한다. 어정쩡한 태도로 책임을 모면한다면 국민이 무슨 희망을 갖겠나"라며 결단의 변을 밝혔다.인간 '노무현', 정치인 '노무현'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그의 결심은 수 백억원을 받고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텔레비전 화면을 활보하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경종이자, 순수 양심의 발로라고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노무현'은 한국경제와 민생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다.

노 대통령은 이번 선언이 국민경제에 어떤 충격을 가할지 심사숙고했는지를 묻고 싶다. 경제에 있어 최대의 적은 '불확실성'이고, 그래서 국민들은 재신임 결과보다는 재신임때 까지의 6,7개월을 더 우려하고 있다. 반년 있으면 그만둘 수도 있는 대통령에게 어느 관료가 충성을 할 것이며, 어느 국회의원들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개혁입법 통과에 협조할 것인가. 기득권 세력들의 저항을 각오하고서라도 '혁명적 수단'을 동원해야 할 부동산 안정대책도, 물러날지도 모를 대통령이 어떻게 밀어붙일 것인가. 설령 재신임을 얻었다 한들, 그때까지 국정공백, 정치불안에 따른 경제충격은 또한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이날 주가가 21포인트 폭등한 것도 외국인들과 첨단기계(프로그램 매매)가 주는 마지막 '풀 베팅'이 될 지도 모르겠다.

지금 국민들이 노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리더십과 일관성이지, 개인적 양심이나 국면전환용 모험이 아니다. 대통령은 이번 결단이 경제에 주는 순기능이라고는 술 소비와 담배 판매 뿐일 것이라는 비판을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

유병률 경제부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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