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2‘빈곤해진 철학, 풍성해진 액션’. SF 액션 영화의 신기원을 연 ‘매트릭스’의 속편 ‘매트릭스 2 : 리로디드’ (Matrix 2_Reloaded)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1편 마지막에서 이제껏 살아온 세상이 허구임을 각성한 네오(키아누 리브스)가 인류를 ‘매트릭스’에서 구하기 위해 뛰어드는 ‘공생애’를 그렸다.
1편에서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방황하던 네오는 2편에서는 절대 무공을 자랑한다. ‘슈퍼맨 게임’을 하며 시속 3,200㎞로 하늘을 날고, ‘와호장룡’의 주윤발처럼 뒷짐 지고 한 손으로 적을 무찌른다.
1편에서 ‘세례 요한’처럼 ‘구세주’ 네오를 이끌었던 모피어스(로렌스 피시번)도 더욱 ‘업 그레이드’된 무공을 선보이는데, 240만 달러를 들여 알라메다 해군기지 내에 건설한 3.2km 고속도로 추격신에서는 일본도 한 자루로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자동차를 전복시킨다.
그러나 이런 무공이 허튼 짓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어떤 것이 실재인가’라는 1편의 철학적 사유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네오와 복제된 100명의 에이전트 스미스와의 대결이 이를 잘 말해준다. 복잡해진 등장 인물, 수다스러워진 철학, 깊이 없어진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3편이 기다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5세가.
스피드
아버지에게서 하와이와 중국 혈통을, 어머니에게선 영국 피를 이어 받은 키아누 리브스(39)는 중국의 무예와 지혜 그리고 서양의 기독교 전통이 한데 어울린 네오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1986년 영화계에 입문했고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아이다호’(1991)로 스타 대열에 들어섰다.
그는 남창 마이크(리버 피닉스)의 동성애 연인 스콧 역을 맡아 거리의 부랑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장의 아들임에도 집을 뛰쳐나와 거리를 헤매고, 스승의 죽음 이후 다시 자신이 속한 세계로 돌아가는 스콧과 키아누 리브스의 영화 경력은 꽤 닮았다. 명상적인 눈매로 작품성 있는 영화를 기웃대던 그는 블록버스터 ‘스피드’(1994)로 톱스타가 됐다. 이후 범작만을 골랐지만 ‘매트릭스’로 기사회생했다.
‘스피드’에서는 악당 역의 데니스 호퍼가 펼친 호연이 더 두드러지긴 하지만 키아누 리브스의 세련된 액션 또한 돋보였다. 동과 서, 남과 여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그의 외모 덕분이기도 하지만 잘 짜인 시나리오와 무명이었던 샌드러 불럭과의 화학 작용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경찰 특수반으로 나와 전직 형사인 사이코 페인의 지능적인 테러를 분쇄한다. 15세가.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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