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부의 장관들은 어째서 제 할 일은 버려둔 채 멋대로 튀기만 하는지 한심하다. 국정이 불안하고 민심이 흔들릴 때 반듯하고 진중한 직무 수행으로 정부의 위신을 세우는 인물은 없고, 저마다 잊을 만하면 엉뚱한 언행으로 논란을 자초하기 일쑤다. 이러고서야 가뜩이나 갈팡질팡하는 정부가 도대체 무슨 수로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것인지 새삼 개탄스럽다.이창동 문화관광부장관이 송두율 사건을 다룬 언론의 태도를 시비한 것은 언론주무장관의 본분을 크게 벗어났다. 그는 송씨 사건이 왜 논란되는지 모르겠다며 언론이 일주일이상 머릿기사로 다룬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고 했다.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중대한 국가보안법위반사건으로 다루고, 여론과 국회가 격렬한 논란을 거듭한 사건을 두고 이 무슨 해괴한 망발인가 싶다.
그의 발언을 편향되지 않은 보도를 바라는 충정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언론의 고유한 의제 설정 기능을 용훼한 때문이다. 그가 왜곡된 언론 구도를 바로 잡으려는 순수한 열정과 소신에 투철하다면, 한층 진지한 사회적 토론을 이끌 것을 언론에 당부해야 옳다. 이런 당위와 동떨어지게 언론 보도와 여론의 관계까지 독단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주제넘다. 나아가 송씨를 옹호하는 소신을 함부로 밝히는 것은 정부가 민감한 사안을 어설프게 다뤄 곤경에 처한 상황을 한층 어렵게 할 뿐이다. 그의 본분은 송씨 논란에 휘말린 공영방송 KBS문제, 이를테면 이사진이 이사장을 탄핵한 상황 등을 먼저 고민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공안검사들에게 송씨를 변호하는 발언을 한 것도 본분과 거리 멀다. '후보위원이라도 처벌할 수 있나'라는 경솔한 발언으로 비난받은 뒤 자제하던 그가 송씨 자신이 명백하게 밝히지 않은 반성과 전향 의지를 앞질러 유추하며 온정을 유도하는 듯한 모습은 어색하다. 송씨 사건에 관한한 그는 법무부장관의 고유한 책무를 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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