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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칼럼]대표팀소집 지킬 것은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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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칼럼]대표팀소집 지킬 것은 지키자

입력
2003.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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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소집문제로 축구협회와 프로축구 수원, 안양구단이 또다시 대립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착잡함을 감출 수 없다. 이 문제는 올 초 올림픽대표팀과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 소집 때 이미 불거진 문제였는 데도 재발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때문에 이번 기회에 확실히 잘잘못을 따져 더 이상 이 같은 문제로 협회와 구단이 대립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먼저 대표팀 소집규정에 따르면 친선경기는 경기일 3일전,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대회는 경기일 30일전부터 소집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FIFA 규정은 우리나라 보다 조금 더 엄격하게 2주전 소집으로 명문화 돼 있다. 유럽의 경우 나라마다 틀리긴 하지만 대체로 2주전 소집이 전통으로 굳어져 있고 월드컵 때도 이 같은 소집 일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는 국가대표팀의 토양이 되는 프로축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FIFA규정을 굳이 따르지 않더라도 협회의 이번 청소년대표팀 50일전 소집요청은 분명 협회 자체 규정을 어긴 것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제도를 세우고 지켜나가야 할 곳이 거꾸로 이것을 어기면서 따라오기를 강요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협회는 26일 남북한청소년팀이 친선경기를 벌이는 민족통일평화체육문화축전이란 돌발 변수가 생겼다는 이유를 대지만 이 역시 규정상 3일전소집하면 되는 문제다.

규정이 있는데도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자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17세이하 청소년대표팀, 여자월드컵팀의 참패로 의기소침해진 협회의 고충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간 경기가 팬들의 열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래도 협회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순간순간 인기를 위해 국내 축구발전의 모판인 프로축구에 차질을 빚어가면서까지 대표팀 소집을 강행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축구발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성숙한 대표팀과 협회의 행정을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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