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들이 8일 열린 KBS 임시 이사회에서 이종수 KBS 이사장에게 '송두율 사건'과 관련한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자숙하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다.이 이사장에 대한 자숙 요구는 송두율씨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당분간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되며 KBS 이사들이 이사장에게 자숙을 요구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충격을 던지고 있다. 그러나 KBS 내부에서는 비상근 직위인 이사장은 개인 일정에 따라 언제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 조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무성하다.
회의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이사회는 원래 KBS의 가을 프로그램 개편을 보고 받는 자리였으나 회의 모두에 이 이사장이 "최근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취지의 사과를 하자 일부 이사들이 이 이사장의 정확한 해명을 요구해 회의가 일시 중단됐다. KBS 이사들은 이어 비공개 회의에 들어가 독일을 방문해 송두율씨와 만난 이유 '한국사회를 말한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 등의 행적에 대한 이 이사장의 입장을 따져 물었다. 이 이사장은 "개인 자격으로 송씨를 만났을 뿐 KBS 이사장의 직분을 남용하지 않았다"며 "다만 KBS 이사장이 제작진의 인터뷰에 응한 것이 부적절했음은 시인한다"고 밝혔다.
이사들은 이 이사장을 회의장 밖으로 내보낸 뒤 난상토론에 벌인 끝에 '이사장이 다시 한번 이사회에 사과하고, 송두율씨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자숙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아 KBS 관계자를 통해 이를 이 이사장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사과를 듣는 것으로 끝내는 게 좋다'는 의견도 나왔으나 일부 이사들의 강력한 주장으로 사과와 자숙을 함께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 김상희(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박원순(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이사와 이 이사장을 제외한 8명의 이사가 모두 참석했다. 이 때문에 KBS 노조는 "진보 성향의 이사들이 불참해 보수 성향 이사들의 주장이 관철됐다"고 보고 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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