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은 내가 먼저 쏜다.''토종 폭격기' 김도훈(성남)과 '삼바 특급' 마그노(전북)가 12일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한 시즌 최다골 기록달성(22골)을 놓고 정면 충돌한다.
21골로 시즌 타이기록(1994·LG 윤상철)을 먼저 세운 김도훈이 8일 전남전에서 주춤한 사이 마그노가 두 골을 잇따라 쏘아올리며 김도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따라서 12일 경기는 시즌 최다골 경신 및 득점왕 타이틀의 주인공을 가리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열을 점치기는 어렵다. 김도훈은 탁월한 위치 선정과 함께 양발과 머리 등을 고루 사용, 득점을 올리는 스타일이지만 마그노는 주로 발에 의존, 일대일 돌파와 전방위 슈팅으로 골을 뽑아낸다.
컨디션도 모두 양호한 상태. 김도훈은 아시안컵 2차 예선 1라운드에서 4골을 작렬시킨데 이어 5일 안양전에서 해트트릭을 세우는 등 골감각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전반기 내내 득점 선두를 질주한 뒤 지난달 부진했던 마그노도 5일 부천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는 등 골감각을 완전히 되찾았다.
하지만 앞으로의 경기일정을 보면 다급한 쪽은 김도훈이다. 김도훈은 이번 주말 경기를 끝으로 13일부터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K리그 2경기를 건너뛰어야 한다. 그 만큼 출장 경기수에서 마그노에 비해 불리해 12일 경기에서 반드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김도훈도 이를 의식한 듯 "용병들에게 타이틀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 꼭 신기록들 달성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객관적인 조건상 김도훈이 유리한 점도 있다. 골잡이에게 필수적인 특급 도우미가 마그노보다 많다. 마그노가 주로 브라질 출신 팀 동료인 에드밀손과 함께 골을 합작해 내는 반면 김도훈은 샤샤 이성남 이리네 신태용 등 막강 군단의 화력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관건은 누가 신기록 경신이라는 심적 부담감을 떨치고 제 실력을 발휘하느냐일 것으로 보인다. 홈팬들의 열화같은 성원을 등에 업은 김도훈이 토종의 자존심을 세울지, 내친 김에 득점왕은 물론 시즌 초반 약속한 30골고지를 등정하겠다는 마그노의 호언장담이 통할지 축구팬들의 모든 이목이 12일 경기에 쏠려 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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