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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하면서도 강력부인은 않고…/불안한 한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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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하면서도 강력부인은 않고…/불안한 한나라

입력
2003.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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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9일 지난 대선 당시 100억원에 가까운 SK비자금이 최돈웅 의원에게 건네진 것으로 전해지자 "설마"라고, 의구심을 표시하면서도 검찰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 의원이 이날 비자금 수수를 전면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야당 탄압'이나 '물타기 수사'쪽으로 몰고 가지 않은 것도 이런 조심스러운 기류를 반영한다.최 대표는 운영위에서 "지금 이 시간까지 우리 당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보고를 들은 바 없다"며 "그런데도 검찰이 사태를 너무 확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우려를 나타냈을 뿐이다. 박진 대변인도 성명에서 "행여 검찰이 야당을 끌어들여 이상수 의원과 최도술씨 혐의를 얼버무리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데 그쳤다.

최 의원 관련의혹이 '거짓' 또는 '조작'이라는 주장과 역 공세는 어디에도 없다. 이들이 "거액 수수설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증거인 셈이다. 최 대표의 한 측근은 "1∼2억원도 아니고 100억원이 전달됐다는데 SK측이나 검찰이 엉뚱한 사람을 지목했을 리 있겠느냐"며 "검찰이 이미 계좌추적도 끝냈을 텐데…"라고 말했다.

현 지도부가 대선 당시 상황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한 것도 한나라당의 불안감을 더하게 한다. 대선자금을 총괄했던 김영일 전사무총장은 여전히 입을 닫고 있고, 최 대표는 이회창 전총재의 입장을 감안한 탓인지 김 전총장을 채근하지 않고 있다. 최돈웅 의원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대선 관계자들이 지난해 후원금 내역을 제출하지 않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대선 당시 후원회장을 맡았던 나오연 의원은 "SK그룹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았지만 정상적으로 영수증 처리했다"면서도 "후원금 액수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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