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 행정자치위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국정감사에서는 재독사회학자 송두율씨 입국 배경에 대한 추궁이 계속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정원 뿐 아니라 청와대의 개입의혹을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박형규 이사장을 비롯한 사업회 관계자들은 "송씨가 북한의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맞받아 파란이 일었다.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송씨가 청와대나 국정원 등으로부터 '사법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사전 언질을 받고 입국을 강행한 것이 아니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나병식 사업회 이사는 "국정원 박정삼 2차장 등을 만났으나 '송씨가 입국하면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기획입국설'을 부인했다. 같은 당 박종희 의원은 박호성 사업회 연구소장을 향해 "'1977년부터 알게 된 송씨와 가족처럼 지냈다'고 밝혀왔는데, 당연히 송씨가 정치국 후보위원인 것을 알았을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박 소장은 "본인이 정치국후보위원이 아니라고 한다"며 "검찰 수사를 지켜보는 게 도리"라고 맞받았다.
같은 당 민봉기 의원은 "박형규 이사장이 청와대에 '송씨를 초청하는 데 협조를 부탁한다'는 공문을 보냈다"는 사실을 들이대며 기획입국설을 주장했다.
자민련 정우택 의원과 박형규 사업회 이사장은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정 의원이 먼저 "아직도 송 교수가 민주인사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던졌고 박 이사장은 "1973년 이후 북쪽으로 돌아섰지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정 의원이 "국감 때 '친북활동이 드러나면 책임지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기관장만 물러가면 다냐 "고 닦아세우자 박 이사장은 "무슨 책임을 지냐. 물러난다고 했으면 됐죠"라고 맞받았다. 이에 정 의원은 "어떻게 민주화 운동을 해왔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놓고…. 당신하고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아"라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 박 이사장도 "국회의원이면 다요"라고 탁자를 치며 물러서지 않았다.
박 이사장은 국감이 끝날 무렵 "흥분해 목소리를 높였다"며 "사과한다"고 말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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