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서울 도심 고급 주택가의 한 단독 주택에서 일가족 3명이 잔인하게 살해된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피살자들이 집안 이곳 저곳에서 숨진 채 발견된 데다 도난품이 거의 없는 점으로 미뤄 개인적인 원한을 품은 범인이 집안에서 일가족들을 쫓아 다니며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잔인하게 살해된 피해자들
9일 오후 6시40분께 서울 종로구 구기동 고모(61)씨의 2층 단독 주택에서 고씨의 어머니 강모(85)씨와 부인 이모(60)씨, 아들(35) 등 3명이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고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침에 출근한 뒤 퇴근해 벨을 눌렀으나 응답하지 않자 대문을 넘어 들어가 현관문을 열어보니 현관 앞 욕실 출입문에 어머니가, 1층 거실에 부인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아들이 각각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둔기에 머리를 맞아 두개골이 함몰된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살 시간을 이날 오후 4시에서 오후 5시30분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수사
경찰은 피해 물품이 전혀 없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까지 잔인하게 살해한 데다 이웃에 비명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던 점으로 미뤄 단순 강도 사건이 아닌, 원한에 의한 살인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고씨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사건 발생 시점 당시의 행적 등을 조사중이다. 경찰은 집안이 깨끗한 점으로 미뤄 일단 면식범이 강씨와 이씨, 고씨 아들을 차례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고씨를 상대로 사업 관계 등으로 얽힌 원한 관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정밀 감식을 통해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족적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다.
피해자 주변
고씨는 10년 전까지 용산에서 컴퓨터 사업을 하다 그만둔 뒤 최근에는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주차장에서 주차관리원으로 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숨진 아들은 대학원을 졸업했으나 자폐증 증세 때문에 집에서 지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고씨의 단독 주택은 16년 전에 지어졌으며 대지 87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 고급 주택이며, 지하층에 50대 부부가 세들어 살고 있다.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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