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8일 동행기자들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처음으로 다자간 외교무대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노 대통령은 "각국의 지도자들을 만나보니 개개인의 철학과 전략적 마인드, 지혜가 번득여 배울 점이 많았다"며 다자외교의 특징을 짚었다. 노 대통령은 7일 모하마드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 자리에서 "많은 한국 사람이 존경하는 분을 직접 뵙게 됐다"면서 "총리 각하께서는 굉장히 큰 철학적 토대 위에서 멀리 넓게 내다 보는 분이며 말씀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극찬해 눈길을 끌었다. 마하티르 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는 경제개혁 노선을 놓고 논쟁을 벌였던 정상이다.
노 대통령은 전날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때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를 둘러싸고 빚어졌던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 환율은 중국의 수출증대만을 목표로 조작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을 때 그냥 넘어갔어야 하는 데 회의를 주재하던 내가 고이즈미 총리에게 의견을 말하라고 한 것은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더 들어가면 안 되는 주제이였기에 내가 사회자로서 논의를 중단, 더 옥신각신하지 않게 돼 다행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날 고이즈미 총리에게 이라크 파병과 관련된 일본측 동향을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일미 동맹관계와 일본이 국제사회에 기여한다는 입장에서 파병 시기 및 파병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반면 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에게 현재 이라크에 파견돼 있는 한국의 공병 및 의료부대의 활동만을 소개했을 뿐 파병 여부에 대해선 함구 했다.
/발리=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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