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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꿈 싣고 2만㎞ 달렸다/소형차로 유라시아 120여일 대장정 영국인 메레디스·맥너니씨 부산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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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꿈 싣고 2만㎞ 달렸다/소형차로 유라시아 120여일 대장정 영국인 메레디스·맥너니씨 부산 입성

입력
2003.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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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분쟁과 테러로 얼룩진 유라시아대륙을 건너면서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GM대우 소형차 칼로스를 몰고 2만㎞에 이르는 120여일 간의 유라시아 대장정을 마친 영국인 작가 리처드 메레디스(55)씨와 대학원생 필 맥너니(26)씨가 8일 대우차 부평공장에서 닉 라일리 GM대우사장과 2,000여 임직원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이들은 6월 9일 영국 런던 북부 루톤시를 출발(본보 5월24일자 24면 보도)해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헝가리, 그리스, 터키, 그루지아,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인도, 파키스탄, 태국, 베트남 등 25개국을 거쳤으며, 베트남에서 배편을 통해 이날 부산항에 도착했다.

대장정 기간 두 사람은 환자로 위장해 앰뷸런스를 타고 방글라데시의 분쟁지역을 탈출하는 등 수 없이 많은 위험과 마주쳐야 했다. 또 태국과 베트남에서는 10여일 간 세관에 억류되기도 했는데, 결국 베트남에서는 GM대우의 현지법인의 노력으로 풀려나면서 베트남 세관을 통과한 첫 외국차량이라는 'A0001-80A' 번호판을 발급 받는 뜻하지 않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메레디스씨는 "대장정의 가장 큰 고비는 아프가니스탄의 모래바람과 터널 붕괴로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가야 했을 때"라며 "그 지역에 주둔해 있는 독일과 네덜란드 공군에게 도움을 요청, 독일 공군 사령부와 유엔 인도주의 사무국의 협의를 통해 군용 수송기로 아프간 수도 카불에 도착할 수 있었다"며 숨가쁜 순간을 회고했다. 당초 이들은 중국을 횡단한 후 한국에 올 예정이었으나, 중국 통과의 절차상 어려움 때문에 베트남에서 배로 한국에 들어왔다.

이번 대장정의 주요 목적은 국제 자선단체인 'SOS 어린이 마을' 기금 마련. 두 모험가는 장정동안 13개국에 있는 SOS어린이 마을을 방문, 기자회견을 갖고 모금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모금된 5만 유로와 GM 본사에서 추가 기부한 1만 달러는 9일 대구 SOS 어린이 마을에서 전달식을 갖게 된다. 이 돈은 오스트리아에 있는 SOS 어린이 마을 본부로 보내져 네팔의 바랏퍼에 위치한 SOS 마을의 새 집을 짓는 데 쓰여질 예정이다.

맥너니 씨는 "전쟁과 테러, 정치적 분쟁 등으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나라들을 통과할 때는 간담이 서늘했다"며 "이번 모험으로 마련한 기금이 전쟁 고아나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어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을 태우고 완주에 성공한 칼로스는 험로 주행에 대비, 서스펜션과 차체 밑부분을 보강했고, 연료 탱크 용량을 늘렸을 뿐 나머지는 양산차량과 똑 같은 부품을 사용했다. 또 위성통신 시스템으로 원정기간 내내 두 사람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동전화와 PC를 갖춰 정기적으로 진행 보고서를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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