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화학상은 인체 세포에서 염분과 물이 들어가고 나오는 현상을 규명한 미국의 두 과학자에게 돌아갔다.이들의 발견으로 콩팥이 어떻게 노폐물을 걸러내고 신경세포에 전기적인 신호를 보내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 또 콩팥이나 심장, 근육, 신경조직에 관련된 질병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도 마련됐다. 인간 질병의 상당 부분은 물이나 이온의 전달이 잘못됐을 때 일어나기 때문이다.
인체 세포가 물을 운반하는 통로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19세기 중반부터 예측됐으나 1988년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피터 아그레 교수가 이와 관련된 단백질막을 분리한 이후 1년 뒤에야 그것이 오랫동안 찾아왔던 '물 통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의 발견은 박테리아, 식물, 포유동물 세포막의 물 통로에 대한 생화학적, 생리학적, 유전학적 연구의 길을 열었다. 또한 그의 발견으로 과학자들은 세포막의 '물 통로'가 물 분자만을 통과시키고 다른 작은 분자나 이온들은 통과시키지 않는 이유를 명확히 알게 됐다.
록펠러대학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 로드릭 매키넌 교수는 1988년 세포막의 또 다른 통로이자 이온의 일종인 '칼륨 통로'를 발견하고, 이 통로가 다른 세포 간의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이온 통로는 인접한 신경세포에서 전달된 화학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다른 이온통로로 신호를 전달해 주기 때문에 신경계나 근육계가 작용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화학연구원 김은경 책임연구원은 "대부분의 질병은 물이나 이온이 잘못 전달될 때 발생한다"며 "이들의 발견은 각종 질병에 대한 연구를 근본에서부터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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